냉장·냉동식품 온도관리 엉망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온도관리가 생명인 냉장·냉동식품이 정작 허술하게 유통되고 있다.

냉장식품인 우유, 샐러드의 표면온도가 기준치(0~10℃)를 훌쩍 넘기거나 간이진열대에 냉동식품이 냉장식품과 섞여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이처럼 온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식품을 섭취해 식중독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온도관리 허술한 냉장·냉동식품 = 우유, 샐러드처럼 냉장식품은 0~10℃ 범위에서 보관·유통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 기준치보다 10℃이상 차이가 나는 ‘미지근’한 우유가 팔리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매장에서 판매중인 우유 및 신선편이 샐러드 제품의 표면온도를 조사한 결과 77.8%(453건)가 10℃를 초과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위생관리에 철저하다고 알려진 대형할인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서울 및 수도권지역 내 대형 유통마트 57개 매장에서 측정된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같은 냉장판매대에서 판매되더라도 진열위치에 따라 최고 10.3℃까지 온도가 차이나는 우유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샐러드 역시 85%(209건)가 10℃를 훌쩍 넘겼고, 진열위치에 따라 10.7℃까지 차이가 났다.

한국소비자원 정윤희 식품미생물팀장은 “냉장식품을 판매할 때 소비자가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오픈된 냉방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며 “제품이 많이 쌓여 있으면 냉방 에어커튼이 도달하는 거리가 짧아져 제대로 된 냉장이 이뤄지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냉동식품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지난 6월18일부터 7월6일까지 서울 중·소형 마트 251개소를 모니터한 결과에서도 냉장·냉동식품의 온도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진열대(냉장:76대, 냉동:98대)에 표시되는 온도와 측정온도가 일치하는 경우는 전무했고, 0~5℃가량 온도차이를 보이는 진열대가 가장 많았다. 심지어는 -18℃이하로 보관·판매돼야 할 냉동식품이 냉장식품과 섞여 냉동고 앞 진열대에서 팔리는 곳도 있었다.

◇ 부실한 온도관리 ‘식중독’ 위협 = 냉장·냉동식품의 온도가 5~10℃이상 차이가 나는 이유는 부실한 냉장·냉동 시스템 때문이다. 냉장식품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가 10℃ 이내로 유지되는 차량을 사용하지만, 이동시간에 따라 차량 속 제품의 온도는 15~16℃로 높아진다.

또 냉동차량이라도 매장마다 냉동식품을 내려놓는 것을 반복하는 동안 내부온도는 -18℃보다 웃돌게 마련이다. 온도가 높아져 해동과 냉동을 반복하게 돼 식품이 변질된 소지가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시뮬레이션 실험에 따르면 냉장식품을 15~20℃로 보관할 경우 급속도로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어(5일째 최대 1억6000만CFU/g) 식중독의 위험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이혜영 부장은 “냉장식품의 경우 몇몇 외국처럼 5℃ 미만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온도관리가 안돼 냉장·냉동식품이 해동과 냉동을 반복할 경우 품질과 맛이 저하될 뿐 아니라 리스테리아, 대장균, 살모넬라 등 식중독균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냉장·냉동식품의 부실한 관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작 식품업체와 판매업소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냉동차량에서 식품을 내리고 닫는 순간에 내부온도가 확 떨어진다는 점은 인정해도, 시간적으로 얼마 걸리지 않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여름철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 빙과류가 녹지 않도록 냉동관리에 힘써야 할 때다. 그렇지만 무심코 집어든 하드(빙과류)가 녹았다 얼어서 다시 다른 것으로 사먹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영업직원을 통해 온도관리에 나서고 있으나 일일이 냉동고, 냉장고를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 주무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냉장·냉동식품의 온도관리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사후약방'식으로 몇 건의 단속에 그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여기에 아이스크림, 우유 등 낙농제품의 경우 원유가공 및 유통과정, 매장에서의 판매 등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농림부처럼 타부처와 분리된 업무만을 담당하는 실정이다.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