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커피빈 "영양성분 표시 나몰라라"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 정도는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전문점을 찾는다는 직장인 김경아씨(28·가명).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식사를 마친 뒤 동료들과 함께 스타벅스를 찾았다.
자연스럽게 카라멜프라푸치노를 주문한 그녀. 하지만 왠지 요즘은 너무 자주 마셔 습관이 된 것만 같아 살이 찔까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김경아씨는 “점심을 먹고 나면 편하게 갈 곳이 없으니까 스타벅스를 찾게 되는데, 아무래도 여자다 보니 열량에 신경이 쓰인다”며 “하지만 일단 매장에 들어서면 칼로리가 표시되어 있지 않으니까 열량은 잊게 되고 카라멜프라푸치노를 시키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자주 찾는 곳인 커피 전문점. 하지만 식후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 한잔은 가벼운 디저트가 아닌 한끼의 식사 정도의 칼로리가 될 수 있다.
한양대학교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는 “원두커피만 마신다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지만, 문제는 원두커피에 크림이나 시럽, 카라멜과 같은 당 성분을 섞어서 먹을 때 위험하다”며 “지속적으로 먹게 된다면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에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고 특히 비만에 큰 적이다”고 설명한다.
지난 해 6월, 스타벅스가 ‘높은 열량과 과다한 지방함유’ 문제로 패스트푸드 반대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로부터 고소당하면서 커피업계 전반적으로 ‘영양성분 표시’ 문제가 불거졌다.
그 이후, 약 1년이 지난 현재, 과연 스타벅스, 커피빈을 비롯한 커피전문점들은 영양성분 표시를 제대로 하고 있었을까.
실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해 7월부터 국내 홈페이지를 통해 각 음료 및 푸드 메뉴의 영양성분(칼로리)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각 매장에서도 게시판을 통해 음료별 영양성분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 볼 수 있도록 잘 대처해놓았다”고 당당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스타벅스코리아 측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일부 매장의 영양성분 표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한 매장에서는 게시판에 A4용지로 된 영양성분 표가 부착되어있긴 했으나 그 위에 다른 내용의 소식지가 덧붙여 있어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아예 영양성분 표시를 해놓는지도 몰랐다고 말하는 곳도 있고, 다른 곳은 게시판이 매장 구석에 있어 신경을 써서 찾아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더욱이 이른 바 스타벅스와 함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국내 커피빈이나 파스쿠찌, 할리스커피는 아예 국내 홈페이지에 영양성분 표시를 안 해놓고 매장 역시 어느 곳을 둘러봐도 찾을 수가 없다.
이에 대해 커피빈코리아 측은 “국내 홈페이지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고 영양성분이 궁금한 소비자들은 미국 홈페이지를 찾으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할리스커피와 파스쿠찌도 마찬가지. 더욱이 할리스커피 측은 “매장에 영양성분 표시를 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생각은 했으나 메뉴보드에 그것까지 들어갈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높아져만 가는 커피전문점의 음료 열량들. 과연 소비자들은 이대로 모르고 마셔도 괜찮을 까.
가천의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순미 교수는 “특히 당뇨가 있는 사람이 열량이 많은 커피를 마셨을 경우 위험할 수 있어 영양성분 공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건강을 위해 특정 질환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영양성분 표기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올해 12월부터 커피를 비롯한 음료수, 빵과 면류 등에 당류나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이 얼마나 들어있는 지 반드시 표시를 해야 한다.
이에 전문의들은 “소비자가 더욱 깐깐해질수록 우리들의 건강과 아이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이정은기자 alic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