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자녀 건강 살피는 기회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곧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그 동안 학업에만 매달리느라 충분히 쉬지도 못한 자녀들에겐 더 없는 휴식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방학은 이런저런 이유로 소홀히 했던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내 아이가 그동안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뚱뚱하다고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았나, 시력이 떨어져 칠판 글씨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고 늘 걱정이 되기 마련이다.
특히 과도한 학원 스케줄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성격이 비뚤어지지는 않았나 잘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부모가 챙겨야 할 방학 중 자녀들의 건강 숙제라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이는 사소한 문제인 것 같지만 이런 문제들을 방치하면 스트레스를 넘어 심하면 정서장애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
따라서 전문의들은 방학을 이용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고 문제의 근본을 치유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 바로 주위가 산만하여 집중하지 못하는 어린이의 경우 혹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는 것.
관동의대 명지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는 다음과 같은 아이들에게 ADHD인지 의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천교수는 ▲늘 주위가 산만하여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학습이 부진한 아이 ▲집중해서 책 한 장 읽지 않고 딴전만 피우고 꼼지락대는 아이 ▲엄마나 선생님의 지시에 전혀 따르지 않아 가정과 학교에서 핀잔을 자주 듣는 아이 ▲매사에 행동이 충동적이어서 학교에서나 동네에서 사고뭉치로 소문난 아이 ▲또래 관계 또한 원활하지 못한 아이 등이 해당된다고 말한다.
천근아 교수는 "이들 중 2가지 이상을 갖고 있는 아동의 부모는 자녀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아닌가를 의심해 보고 가까운 소아정신과를 방문하여 진료 받아 보기를 권한다"고 말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란 대표적인 소아청소년 정신장애로서,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한 학급의 2~3명 정도에게서 흔히 보이며 남자아이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ADHD는 뇌 발달상의 미세한 신경학적 결함, 유전적 요인 등의 생물학적 원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렇듯 산만하고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즉 ADHD 아동을 둔 부모는 이 질환 자체보다 이차적인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천 교수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도 고학년이 되면서 점차 그 증세가 호전되기는 하지만, 부모와의 잦은 갈등, 선생님 또는 또래들과의 관계 문제들이 지속되다보면 그동안 받은 마음의 상처와 고통으로 인해 자신감이 없고 우울한 모습, 때로는 반항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초기에 ADHD 증상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즉 ADHD 검사는 만 6세에 시작해 9세, 12세에 각각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되도록 나이가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조기 발견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일단 과잉행동과 규칙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ADHD와 같은 행동장애가 의심되면 머뭇거릴 필요 없이 전문치료기관을 찾는 게 급선무이다.
이에 앞서 아직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아이에게 조용하고 침착한 단짝친구를 만들어주고 규칙의 중요성을 알려주며 질서를 지켰을 때 충분한 상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자가예방도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천 교수는 “ADHD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뇌신경 전달 물질(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분비이상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밖에 뇌신경손상, 뇌의 비활동성과 불균형, 유전적 요인도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천 교수는 “ADHD의 치료에는 약물치료, 부모 교육과 상담, 가족치료, 특수 교육, 놀이치료, 인지 행동치료 등의 방법이 있는데, 최근 약물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부모들이 있는데, 전문의의 충분한 상담이 선행된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ADHD를 단지 아이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 것이고 크면 나아지는 병’으로만 생각하고 방치하면 안된다는 것. 자녀가 산만해서 집중을 못하는 이유로 학교와 집에서 갈등이 많이 생긴다면 한번쯤은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아이들의 정신건강은 조기점검과 조기진단에 의한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병원 방문 이전이라도 인터넷이나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홈페이지등에서 ADHD 체크리스트로 자가 진단을 해볼 수 있다.
한미영기자 hanmy@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