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탐구-슬로푸드(3)
건강 위해 ‘지역 먹거리’ 관심
글로벌푸드, 패스트푸드 의존 확대해
건강 악화·전통식 소멸 부작용 유발
‘지산지소 운동’ 호응 커
이른바 ‘지산지소 운동’(지역생산 지역소비)이 조용히 일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식탁에 올리는 먹을거리는 글로벌 푸드(global food)가 대부분이다.
글로벌 푸드는 누가 언제 어떻게 생산했는지를 모르는 정체불명의 먹을거리다. 세계시장을 겨냥해 제철과 상관없이 대규모 영농으로 생산되며 수송거리가 멀어 가공과 포장을 많이 하고 맛이 표준화돼 있다.
글로벌 푸드의 확산은 패스트푸드·인스턴트 식품, 냉동식품 등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소비자들의 건강을 알게 모르게 해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지역 고유의 전통음식과 식문화의 소멸을 재촉하고 있다.
또 우리가 근래들어 먹는 먹을거리는 거의 모두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면서 생산된다.
영농기술의 발전, 각종 보온 재료와 에너지원의 활용 등으로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이 제철에 상관없이 쏟아져 나온다. 딸기, 수박, 토마토 등 많은 작물이 사철 재배되고 있고 소, 돼지 등도 사육법과 사료의 개발로 사육기간이 훨씬 짧아졌다.
그런가 하면 패스트푸드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간식의 비중이 차츰 높아져 식사가 오히려 간식처럼 돼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아침, 점심, 저녁의 정기적인 가정식사가 줄어들어 가족관계를 약화 또는 붕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패트스푸드와 국적불명 먹을거리의 유해성이 부각되면서 로컬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푸드에 대비되는 로컬 푸드가 참 먹거리로 각광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소규모 영농으로 지역 소비자를 위한 제철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송거리가 짧다보니 포장과 가공도 거의 하지 않아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로컬 푸드의 이런 특징은 양질의 식재료를 공급하는 소생산자 보호에 역점을 두는 슬로푸드의 이념과 일치한다.
농산물 신선도 유지 가능
웰빙 열풍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참먹거리인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몇몇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농산물 살리기 운동은 로컬 푸드 활성화의 청신호로 꼽히고 있다.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이 총장으로 있는 상지대학교는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학교 급식을 시행하고 있어 넓은 의미의 슬로푸드를 실천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 운동’을 전개해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농민이 재배한 농산물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시장에 내놓아 판매하는 이 운동으로 소비자는 신선하고 믿을 만한 농산물을 15% 정도 싸게 구입하고 농민도 소득이 15% 늘어났다는 것.
또 상수도 보호구역인 팔당 지역 농민들이 출자해 설립한 ‘유기농 오가닉 푸드 회사’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가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한편 오가닉 슬로푸드 매니저 과정을 개설해 참먹거리에 대한 교육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밖에 전남 나주시도 인근에서 재배한 농산물로 학교 급식을 실시해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외국의 사례로는 캐나다 밴쿠버와 콜롬비아 보고타 시의 주민들이 상추나 고추 등 먹을거리의 일부를 볕이 잘 드는 옥상이나 베란다 등에서 직접 길러서 먹고 쿠바의 경우, 수도인 아바나에서 소비되는 농산물의 90%가 도시와 그 근교에서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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