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립하는 기능성 식품…"무조건 믿어라?"

【서울=뉴시스】


칼슘 강화 우유에서 시작해 몸에 좋다는 오메가-3 첨가 과일주스, 클로레라 물냉면까지 우리 주변에는 가지각색의 기능성 식품들이 넘치고 있다.


특히 최근 웰빙 열풍이 지속되면서 지방과 탄수화물 덩어리인 파이, 크래커와 설탕과 유지방이 주원료인 아이스크림 등과 같은 '정크푸드'에까지 몸에 좋은 성분을 소량 첨가해 건강식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상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몸에 좋은 성분을 첨가했다는 데 해로울게 뭐 있냐는 생각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기능성식품, 얼마나 믿을 수 있는걸까? 호주 AAP통신은 매일같이 쏟아지는 기능성 제품들의 효과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뉴질랜드 링컨대학교의 제프리 사비지 교수는 "기능성 식품을 제조하는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모든 식품은 나름대로의 기능이 있는 만큼 기능성 식품이라는 용어 자체도 상당히 애매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능성 식품은 식품에 물리적 생화학적 생물공학적 수법을 이용해 특정 기능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제품을 일컫는다.


기능성 식품의 소재로는 식이섬유, 올리고당, 리놀산, DHA, 클로렐라 등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동식물 추출 영양 성분이 주종을 이룬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마가린, 면역 증진 요구르트 등도 특정 기능을 강조한 기능성 식품의 일반적 형태다.


이 같은 기능성 제품은 최근 건강에 민감한 베이비 붐 세대가 노년에 접어들면서 더욱 활황을 맞고 있다. 영국에서는 3개월 당 평균 200개의 신제품이 쏟아지고 일본에서는 매년 400여개의 새로운 기능성 식품이 쏟아진다. 기능성 식품의 원조 격인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한편 뉴질랜드를 포함해 인공적인 식품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일부 유럽국가들의 경우 기능성식품의 개발 및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사람들이 기능성 식품을 소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반적 식품 섭취로는 건강 유지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부분적 진실'에 근거하고 있다.


귀리, 콩, 아마씨, 토마토, 마늘, 양배추, 감귤류, 크랜베리, 차, 와인 등의 건강효과는 이미 입증돼 있지만 이를 매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양만큼 섭취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들 제품에서 건강에 좋은 성분만 추출해 정제 형태로 만들어 별도로 '복용'하도록 하거나 일상적으로 접하는 식품에 부가적으로 첨가해 '보충'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기능성 식품에 대한 검증이 불충분하다는 데 있다. 성분 자체의 기능은 검증됐다 하더라도 이것이 인공적인 가공을 거쳐 따로 추출돼 정제 형태로 만들어졌을 경우 이것이 기존의 기능을 그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을 제외하고는 기능성 제품에 대한 특정 승인 절차가 마련된 국가가 없다고 사비지 교수는 지적했다.


또 특정 제품의 의료효과가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네덜란드 연구팀이 영국의학잡지(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널리 시판되는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기능성 마가린과 요거트의 경우, 일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기 위해 스태틴(Statin) 계열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이 제품을 섭취할 경우 여기에 포함된 식물성 스테롤(plant sterols)이 반응해 동맥 경화와 심장마비의 위험성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캐나다는 이 제품의 판매를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믿을 만한 제조업체에서 만들어진 대부분의 건강강화식품 혹은 기능성식품의 경우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편 사비지 교수는 이 같은 기능성식품 열풍이 "과학기술이면 건강을 비롯해 젊음, 미의 복원까지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기계적 세계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분석하며 "기능 위주의 식품 소비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만큼 이 같은 열풍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진하기자 nssnate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