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학교급식 파동, 그후 1년
“사고 재발 막으려면 특단 대책 나와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위탁급식업체에 의한 대규모 학교급식 사고가 발생한 지 오는 22일로 1년이 된다. 46개 학교에서 3,613명이 식중독을 겪은 초유의 대형 급식사고는 몇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이던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사고 발생 1주일 만에 통과시키는 등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후 1년 동안 학교급식은 어떻게 달라졌고 얼마나 개선됐는지 현장을 둘러봤다.
◆학교 및 급식시장 여전히 불안=“말도 마세요. 지난해 이맘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지난해 6월 발생한 학교급식 사고에 대해 교육부·업체·산지 관계자 할 것 없이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이들은 한결같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이런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불안해 했다.
지난해 6월22일 서울과 경기·인천지역의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이 단체로 설사 증세를 보이는 등 식중독이 의심된다는 보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위탁급식업계와 식재료 공급업계, 농축산물 산지까지 발칵 뒤집혔다.
특히 전체 사고 발생 학교의 3분의 2가 넘는 31개교(2,921명)가 국내 대기업 식품업체의 계열사업체 위탁급식 학교로 밝혀지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해당 업체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급식사업에서 철수했으며, 107개교 11만여명이 한달여 동안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2개월 후 보건당국이 식중독 사고의 감염원 및 감염경로를 규명하지 못했다는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급식대란은 가해자 없이 피해자만 양산한 영구 미해결 사건으로 남게 됐다.
◆‘우리 농산물 먹이자’ 움직임 확산=1년 후인 현재 일선 학교와 급식시장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인 지난해 6월30일 학교급식법이 전격 개정되면서 학교가 급식을 직접 운영(직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지원의 근거가 마련됐다. 또 부정·불량 식재료 공급업자(또는 사용자)에 대한 벌칙 및 징계 규정이 신설됐으며, 학교급식용 식자재 품질기준이 마련됐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2009년까지 1,166개 학교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위탁 형태에서 직영으로 전환했거나 전환할 계획이다. 직영으로 이미 전환한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가 크게 개선됐다는 조사가 나오고 있다. 식재료 선정에서부터 조리 종사원 채용, 급식시설 관리 등을 학교가 직접 맡아 하기 때문에 질적으로 향상됐다는 반응이다.
학교급식에 질 좋은 농산물을 쓰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 또한 커졌다. 서경희 인천시 검단고 행정실장은 “교육당국은 물론 사회·시민단체, 학부모들이 식재료의 안전성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으며, 업체 선정도 한층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식자재 공급업계 등 급식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식품위생법령이 개정돼 그동안 ‘자유업종’이었던 식자재 공급업이 ‘신고업종’으로 강화된 데다, 경쟁입찰 일색이었던 식자재 공급업체 선정과정이 수의·합의계약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권장되면서 싼 가격을 무기로 급식에 참여하던 영세업체들이 상당수 정리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농협 등 생산자단체 등도 학교급식 전담 인력을 배치하는 등 안전한 식재료 공급 방안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급식 사고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상임대표는 “학교급식지원센터 등 우리 농산물 공급을 전담할 수 있는 기구의 설립에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관심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