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러운 개구리가 항암제?
항암력 등 건강에 좋은 ‘개구리’의 재발견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여름철이면 “개굴개굴”거리며 우는 개구리.
개구리가 정력제 등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개구리를 먹는다고 하면 무턱대고 인상부터 찡그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개구리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불가능했던 슈퍼박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구리로 영양보충에 항균작용까지 일석이조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개구리를 끓여서 먹거나, 말린 뒤 가루를 내서 상처 등에 바르면 좋다고 전해 내려왔다. 아울러 개구리를 먹으면 당뇨병, 폐렴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는 개구리가 지방질은 적으면서도 단백질이 풍부해 고단백질 섭취가 부족했던 선조들의 지혜였던 것이다.
요즘에도 식용 개구리를 즐기는 사람이 많으나, 90년대부터는 개구리의 또 다른 기능에 주목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항생제를 사용해도 내성이 생겨 억제하지 못하는 슈퍼박테리아(MRSA)에 대한 치료에 황소개구리가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인트앤드류스대학 연구팀은 황소개구리가 만들어낸 ‘라날렉신(ranalexin)’이 다른 항생제와 함께 사용됐을 때 수퍼박테리아(MRSA)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라날렉신은 세균을 죽이는 일종의 항균 펩타이드로 세균의 겉면에 구멍을 뚫어 죽이므로, 기존에 사용되는 항생제의 작용과 차별화됐다.
특히 동남아시아를 비롯, 한국, 일본 등에 주로 서식하는 개구리에서는 항생제로 많이 쓰이는 폴리마이신과 구조가 유사한 라날렉신이 분리되곤 한다.
서울대 약대 이봉진 교수는 “개구리가 사는 습지는 여러 가지 병균과 바이러스 등으로 비위생적이다”며 “개구리 스스로가 이 같은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여러 가지 항생물질을 생성한다”고 말한다.
◇전립선암, 대장암까지 항암능력 있는 개구리
이밖에도 동남아시아권에서는 사냥을 할 때 개구리의 독소를 마취제로 이용해 사냥한다. 어찌 보면 개구리의 항생물질을 농축해 사용하는 것과 같은데 이를 먹었을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개구리를 먹었을 때에는 항생작용을 하는 성분들이 소화효소 등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항생물질의 구조를 변형시키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봉진 교수는 또 “개구리에서 발견되는 개루린은 세균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암세포 등에 작용한다”며 “전립선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연구가 한창이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8월에는 아시아에 거주하는 옴개구리의 피부로부터 항생물질을 추출해 구조를 변형시킨 ‘개구린(gaegurin)’이란 단백질의 항암능력이 밝혀진 바 있다.
개구린은 전립선암이나 대장암에 있는 10여개의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데, 현재까지 사용되는 항생제들보다 단시간 내에 항암능력을 나타낸다고 알려졌다.
정상세포보다 암세포가 세포막의 인지질 성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개구린이 인지하고 공격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개구리 등 양서류, 곤충 등에서 발견된 항생물질은 차세대 항생제로 개발되기 위해 10~20년이상 걸리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개구리 단백질 라날렉신의 경우에도 현재 3상인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므로 향후 5년 이내에 이 기술이 상용화 될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윤주애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