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떡’녹이는 혈전용해제, 뇌졸중 사망 막는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생활양식이 서구화되고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전체 사망률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풍이라고도 불리는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성인 사망원인 1위이며 서구에서도 사망원인 3위에 올라있을 만큼 대표적 성인병이다. 이 병의 가장 흔한 치료제는 혈전에 의해 막힌 혈류를 뚫어주는 혈전용해제.
혈전이란 혈관 안의 혈액이 굳어져서 생긴 덩어리를 말한다. 건강한 사람의 혈액은 혈관 속에서 응고하는 일이 없지만 혈관 내피의 변화, 혈액의 막힘, 응고성이 높아진 경우 그 부위에 혈액이 굳어서 응고물이 생긴다.
향후 인구고령화, 성인병의 증가 등으로 이 시장의 규모는 점차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혈전용해제 시장규모는 올해 120억 원으로 전년 대비해 17%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증상별 혈전용해제 시장 양분화=혈전을 녹이는 제제로 조직플라스미노겐활성화인자(tPA)제품이 대표적이다. tPA제제는 tPA생산 유전자를 재조합해 양이나 염소에 이식, 이들 동물이 짜낸 젖에서 추출해 만든다. 그래서 매우 고가다.
tPA제품 중 국내서는 알테플라제(한국베링거인겔하임 액티라제주), 테넥테플라제(한국베링거인겔하임 메탈라제주)가 많이 사용된다. 전체 혈전용해제 시장에 이 두 제제는 47%에 해당, 주로 처방되고 사용된다.
이 중 알테플라제 제제는 뇌졸중에, 테넥테플라제는 급성심근경색 치료제로 이용된다. 알테플라제도 이 같은 방식으로 생산한 tPA이다. 이는 혈액응고로 생긴 혈전, 이른바 ‘피떡’을 용해한다.
뿐만 아니라 이외에도 유로키나제(녹십자 유로키나제주), 스트렙토키나제 등이 있다. 유로키나제는 뇌졸중에 처방되지만 스트렙토키나제는 심각한 출혈 부작용으로 국내 시판이 중지된 상태다.
이들 제제는 인체 단백질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로서 단백질의 일종인 혈전을 녹이는 원리다.
◇뇌졸중 치료 고수 ‘알테플라제’ 시장 확대= 뇌졸중 환자가 매년 7.8%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의 비율이 전체 뇌졸중의 70~80%로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뇌졸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혈전용해제 알테플라제 제제 시장도 탄력을 받아 최근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9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앞으로 상당 기간 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뇌졸중은 얼마나 빨리 응급처치를 하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며 “그래서 의사들이 빠른 시간 안에 혈전을 녹여주는 제제를 투여한다”고 말한다.
◇심근경색 치료는 ‘시술’이 대신=반면 심근경색 치료에 주로 처방되는 테넥테플라제 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급성심근경색 치료를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이 대신하기 때문이라는 게 제약업계 관계자의 설명.
현재 대학병원에서는 PCI시술에 관해 숙련전문의가 많은데다 시술공간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바로 시술을 할 수 있는 것도 시장판도 변화에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혈전용해제 투입을 준비하는 시간이나 시술 시간이 비슷해 대부분 의사들이 시술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 용해제를 투여한 경우가 14.0%, 2시간 이내에 PCI 시술(동맥에 풍선이나 그물을 삽입해 혈관을 확장해주는 시술)을 시행한 경우가 53.6%였다.
PCI시술로는 스텐트 요법이 가장 흔하게 행해지고 있다. 심혈관 스텐트 삽입술은 심근경색, 즉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이 혈전이나 동맥경화로 막힌 것을 관을 삽입해 풍선으로 확장시킨 뒤 신선한 혈액이 공급되도록 파이프같이 생긴 스텐트를 유치하는 것을 말한다.
◇응급용이지 예방치료제 아니다=혈전용해제는 비교적 최근 개발돼 좋은 치료효과가 보고되고는 있으나 간혹 치료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소견이다.
혈전용해제를 사용한 후 다행히 막혔던 뇌혈관이 뚫려 혈류가 재개됐지만 상한 뇌조직으로 피가 새어 나가 때에 따라서는 심한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또 혈전용해제는 뇌경색을 일으킨 혈전만을 녹이는 것이 아니라 과거 혈관이 손상된 부분을 메우고 있는 정상적인 혈전마저 녹여 버려 엉뚱한 부위의 출혈을 가져올 수도 있다.
최근에 뇌혈관 질환을 앓았거나 뇌수술을 받은 경우, 위궤양이 있는 경우, 출혈성 소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 등 금기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시행할 수 없다.
이러한 합병증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치의사는 혈전용해제 사용에 관한 결정에 있어 환자의 기존 병력과 현재 뇌경색의 상태를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
을지대학병원 신경과 이수주 교수는 “혈전용해제 치료는 심각한 후유증의 가능성을 가지고는 있으나 급성 뇌경색에 따른 영구적인 신체장애나 사망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며 “치료 전 후유증과 합병증에 대해 충분히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김소연 기자 ksy@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