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인원 2명뿐…전담팀 신설 추진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지난 2003년 9월23일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정감사를 마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이 식중독 증상을 호소했다. 조사 결과 이날 인근 한식집에서 먹은 생굴 요리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식중독 예방을 담당하는 식약청 국감에서 호된 지적을 한 국회의원들이 곧바로 식중독에 걸린 이날 사건은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됐다.
당시 식약청 관계자 역시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일하는 부처 국감 이후 의원들이 식중독 증상을 보여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식중독은 이를 예방·감독하는 기관 바로 턱밑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식약청에서 식중독 예방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은 단 2명 뿐이다.
◇식중독 전담팀 신설 추진= 식약청이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식중독 전담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 직원 2명이 식중독 보고와 통계업무를 맡아 처리해 오던 것을 대폭 확대해 식중독예방관리팀과 식중독검사팀 등 2개 팀 체계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예상인원만 67명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달 9일 처음으로 '식중독 TF팀'을 꾸렸다. 행정분야와 미생물 연구 등 연구분야에서 모두 7명이 착출됐다. 식중독 TF팀은 상설팀으로 전환될 때까지 식중독 예방활동 강화와 발생시 원인규명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또한 봄철 식중독 예방을 위한 '신중독 알림 서비스'도 시작된다. 예를 들어 '4월23일 ○○초등학교 식중독 50명 발생, 생고기 취급시 중심부까지 가열 및 교차오염 주의' 등의 내용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려주는 서비스다.
전국 학교급식소와 집단급식소의 영양사·조리사 등 급식종사자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로부터 최근 신청을 받았고, 대상인원만 약 4만여명에 이른다.
◇늘어나는 식중독, 못찾는 원인균= 식약청이 이처럼 식중독 예방관리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최근 식중독 사고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식중독 발생건수는 259건으로 2005년보다 137% 증가했고, 환자수는 1만833명으로 전년대비 89%나 늘었다.
이에 비해 식중독 사고의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비율은 거의 절반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식약청 국감에서도 지적됐는데, 당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2003년 이후 지난해 7월까지 식중독 사고에서 추정 및 원인식품종별을 밝혀내지 못한 비율이 45.4%, 원인균을 검출해내지 못한 것이 31.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원인균과 원인식품종별을 밝혀내지 못함으로써 식중독 사고가 전혀 줄지 않고 있다"며 "식중독 원인균 검출을 위한 기술개발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대한민국 4800만명의 식중독 예방정책이 단 2명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게 근본 원인"이라고 토로했다.
◇식중독 전담팀 신설은 '장기 레이스'= 실제로 지금까지 식중독이 발생하면 질병관리본부와 식약청은 사실상 따로 움직였다.
질병관리본부가 사람을 중심으로 한 전염병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하는 반면, 식약청은 원인 식품종과 원인균을 검출하는데 집중했다. 식중독 발생 장소에서 질병관리본부는 '설사환자'를 찾고, 식약청은 매개 음식을 찾는 식이다.
이들 조직이 움직이는 근거법령도 약간 다르다. 물론 전염병예방법 안에 양 부처의 질병관리 및 식중독 예방업무가 포함돼 있지만 식약청의 경우 식품위생법쪽에 더 가깝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식중독 관리도 식약청이 식중독 전담팀 신설을 추진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워낙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한데다 대부분 담당 인력도 이중 삼중의 타 업무를 맡고 있어서 제대로 된 현장조사 등 식중독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
하지만 식약청의 식중독 전담팀 신설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로부터 직제 개편과 인력 신규 충원에 따른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식품위생법 개정도 필요하다.
식약청 강화를 줄곧 주장해 온 한나라당 문희 의원(보건복지위, 여성위)측은 "우리 자녀들의 건강을 지키고 잇따른 학교급식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직영학교에도 식품진흥기금의 사용이 절실하다"면서 "같은 맥락에서 식약청의 식중독 전담팀 신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