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탐구> 산나물 ④ 약초 성분 지닌 산나물 많아
일본ㆍ중국 등 동남아산보다 약효 우수
곰취 진해ㆍ거담에, 도라지 기관지염에 좋아
(서울=연합뉴스) 박찬교 편집위원 = 이른 봄 눈속에서 싹을 틔워 4ㆍ5월쯤 절정에 이르는 산나물은 생명력이 강한 풀이다.
높은 산 깊은 계곡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산나물은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어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이 사람에게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산나물의 영양성분과 약리작용 연구에 30여년 간 매달려온 함승시(강원대 바이오산업공학과) 교수는 우리 조상들이 자주 식탁에 올려온 120여 종의 산나물 가운데 약효를 지닌 것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산 산나물은 토양ㆍ기후 등 재배환경이 좋아 일본이나 중국 등 동남아산에 비해 약효가 훨씬 뛰어나다고 한다.
곰취, 더덕, 두릅, 잔대, 도라자, 겨우살이, 칡, 쑥, 산마늘, 화살나무 등은 산채이면서 약효를 지닌 대표적인 산나물들이다.
◇곰취 = 깊은 산의 냇가나 습지에서 자라는 곰취는 대표적인 산나물로 긴잎곰취, 갯곰취, 왕곰취, 어리곰취, 새뿔곰취, 왕가시곰취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산나물 가운데 드물게 날 것으로 먹을 수 있어 어린 잎은 생채로 쌈을 싸 먹기도 한다. 삶은 것은 나물로 무쳐 먹거나 볶음이나 국, 찌개의 재료로 쓰기도 하며 삶아서 말려두었다가 묵나물로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상추 대신에 곰취를 이용하면 발암물질의 활동을 80% 이상 억제할 수 있다. 고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아미노산 가열 분해물은 발암성물질이다.
진해ㆍ거담 등의 효능이 있고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준다. 기침ㆍ백일해ㆍ천식 등의 치료약으로 쓰이며 요통이나 관절통에도 효과가 있다.
◇두릅 = '산나물의 왕'으로 불리는 두릅은 예부터 식용ㆍ관상용ㆍ약용으로 널리 애용돼왔다. 우리가 먹는 두릅은 두릅나무의 어린 순으로 단백질, 칼슘, 비타민C가 풍부하다.
해열, 강장, 건위, 이뇨, 진통, 거담 등의 효능이 있고 특히 위의 기능을 왕성하게 해 위경련, 위궤양에 효과가 있다. 육류가 탈 때 만들어지는 발암물질과 담배의 유해물질의 활동성을 90% 정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쑥 = 한방에서 애엽, 애호, 황초, 애봉 등으로 불리는 쑥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특히 쑥 한접시(약 80g)면 비타민A 하루 필요량을 모두 섭취할 수 있을 정도다. 어린 쑥을 따서 쑥떡을 해먹거나 쑥국을 끓이면 향긋한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
강장, 이뇨, 진정, 해열, 진통, 해독, 소염, 월경불순, 구충, 치질, 부종, 감기 등에 두루 효험이 있고 벌레 물린 데나 피부병에도 좋다.
특히 사철쑥의 경우, 항암과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가 하면 뜸을 뜨거나 찜질을 할 때도 이용된다.
◇더덕 = 인삼과 비슷하게 생겼다 해서 사삼, 노삼, 백삼으로도 불린다. 껍질을 벗겨 생채로 먹거나 나무로 두들겨 납작해진 것을 찬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 뒤 고추장을 발라 구이를 하면 별미다.
약효로는 폐를 보호하고 거담, 천식, 편도선염, 임파선염, 종기 등에 좋다. 특히 출산 후 젖을 잘 돌게 하고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도라지 = 우리에게 친숙한 여러해살이풀로 뿌리를 이용해 생채, 정과, 산적 등의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
기침과 기관지염에 특히 좋아 호흡기 계통의 치료제로 쓰인다. 한방에서는 길경이라 해 건위, 진통, 항궤양, 항히스타민, 저혈압, 이뇨, 강장 등에 좋다. 여드름, 구강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화장품과 치약에도 이용되고 있다.
◇칡 = 식용, 공업용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뿌리에 들어 있는 전분을 가공하면 갈분이라는 녹말이 되는데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구황식품으로 널리 애용됐다.
칡 뿌리에는 땀을 내게 하고 열을 내리게 하는 효능이 있어 감기를 예방할 뿐 아니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알코올과 니코틴의 독을 없애 간장을 보호해 주므로 술을 마신 뒤 칡차를 마시면 술이 빨리 깬다. 또 침샘을 자극해 고열 후 입이 마르는 것을 방지해주며 두통, 소아 홍역에도 효능이 있다.
한방에서 약재로 쓰는 갈근(葛根)이 바로 칡 뿌리 껍질을 벗겨 잘게 썬 것이다.
◇잔대 = 봄에 나오는 어린 싹은 나물로 무치거나 볶아서 먹으면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뿌리는 껍질을 벗겨 소금에 비벼 씻은 후 생채를 하거나 더덕처럼 양념을 발라 구워 먹으면 좋다.
사삼(沙蔘)이라고도 하는 뿌리는 인삼과 약효가 비슷하여 한방에서 거담, 진해, 건위, 강장제로 쓰고 도라지 뿌리처럼 기관지염에 효과가 있다.
◇산마늘 = 설악산과 지리산, 울릉도의 깊은 산속에 자라며 맹이, 멩이, 명이로도 부른다. 부추나 달래처럼 독특한 냄새와 매운 맛을 지녔으며 마늘의 매운 성분인알리신을 함유하고 있다.
알뿌리를 약재로 쓰는데 위장을 튼튼히 하고 소화불량, 구충, 이뇨, 강장, 해독,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 중국에서는 산마늘을 자양 강장제의 으뜸으로 여기고 있다.
잎은 무치거나 쌈으로 싸서 먹고 알뿌리는 일년내내 먹을 수 있다.
◇겨우살이 = 참나무, 밤나무, 자작나무, 팽나무, 떡갈나무, 오리나무 등 다른 나무의 줄기에 뿌리를 박아 수분을 흡수하며 기생하고 한방에서는 상기생, 동청, 해기청으로 부른다.
이뇨, 각기병, 진정 및 진통, 요통, 치통, 신경통, 관절염 등에 효능이 있고 항암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화살나무 = 관상, 약용, 식용으로 널리 쓰인다. 어린 잎을 따서 나물이나 잘게 썰어 쌀과 함께 섞어 밥을 지어 먹는데 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내야 한다.
동맥경화에 좋고 통증을 완화시켜주며 당뇨, 고혈압, 산후 어혈 등 각종 부인병과 거담에도 효과가 있다.
pck@yna.co.kr
(끝)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