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배 아파 맹장염인 줄 알았더니 '게실염'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보통 오른쪽 아랫배가 아파 맹장염이라 생각하고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검사결과 맹장염이 아니라, 게실염이라 밝혀진 경우가 간혹 있다.


맹장염과 게실염은 의사들도 구분하기 어려운 비슷한 증상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맹장염에 나타나는 충수돌기는 배의 오른쪽 아래에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게실은 대장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는 것. 약 10%가 충수돌기와 비슷한 위치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맹장염의 주된 증상은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심하고 그곳을 를 눌렀다 떼면 펄쩍 뛸 정도로 아파한다.

이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지만 이와 증상이 비슷한 게실염을 맹장으로 오인하는 경우 불필요한 수술을 할 위험이 있다.


이에 환자들도 흔히 맹장염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게실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대장게실염 늘어난 양말 뒤꿈치와도 같아


한림대성심병원 소화기내과 한태호 교수는 "게실증은 오래신으면 늘어나는 양말 뒤꿈치와도 같은 것이다"며 "오래 사용된 대장이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모양을 하며 튀어나오는 질환을 말한다"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즉, 대장 게실증은 선천적으로 대장벽이 약해서 생기거나, 후천적으로 과도한 변비나 장 운동 등으로 혈관이 관통하는 위치의 약한 대장의 벽, 즉 근육이 약해져서 점막이 근육층을 뚫고 장 밖으로 밀고 나가 꽈리 모양의 주머니가 생기게 되는 것.


만약 이 튀어나온 주머니 안으로 변과 같은 오염물질이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면 게실염이라고 한다.


한태호 교수는 이에 "게실증 자체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게실에 염증이 생기게 되면 심한 복통과 발열, 설사, 복부 팽만감, 직장 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며 "더 악화 되면 배속에 고름집이 생겨 복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게실염이 만성적으로 있는 경우 과민성장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할 것.


게실염은 보통 식생활, 변비, 대장 내압의 증가, 장 운동의 이상 등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이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태호 교수는 "특히 음식물 중에서 섬유질이 적은 식습관과 관련이 많다"며 "예전에는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섭취해왔었지만, 서양식 식품이 보편화 되면서 섬유질이 모자란 식습관을 통해 최근들어 발생률이 더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식습관 형태로 가면 앞으로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질환이 될 것이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게실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 고섬유질 식이요법을 권장한다.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김희철 교수는 "게실염은 게실질환이 있는 환자의 10~25%에서 발생한다"며 "65세 이상에서 50%, 85세 이상에서는 65%에서 게실 질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한다.


김희철 교수에 따르면 게실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지속적이며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좌하복부 통증으로 설사나 변비와 같은 배변습관의 변화를 호소 한다. 방광을 자극해 빈뇨나 배뇨곤란, 농뇨를 유발하기도 한다.


김희철 교수는 이에 "S상 결장이 늘어져서 우측으로 위치하고 있거나 우측 게실염이 발생한 경우는 충수돌기염과의 감별이 필요하다"며 "50세 이상에서 우하복부 통증이 발생한 경우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젊은 층에서도 발견되기도


게실염은 나이가 들어 생기는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간혹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식습관인 경우가 많다. 보통 이때는 아무증상없이 게실을 가지고 있다가, 나이가 들면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합병증을 막기위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메릴랜드대 메디컬센터의 연구진은 급성게실염이 젊은 비만환자에게서도 발견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진이 50세 미만의 환자그룹과 50세 이상의 환자그룹 총 104명을 대상으로 비교연구를 실시한 결과 50세 미만 환자의 85.7%, 50세 이상 환자의 77%가 복부비만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것.


지난 10년 간 이 연구진은 응급실에 실려온 급성게실염 환자들의 연령과 비만상태를 체크해 급성게실염 환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으며 그들 중 비만인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20대의 환자도 볼 수 있었다는 것.


이들 연구진은 "게실염은 환자의 복부비만은 게실염과 명백한 관련이 있다"며 "따라서 비만환자는 20세 이후에 게실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응급실에 실려온 젊은 복통환자가 비만이라면 급성게실염의 가능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것.


이와관련, 전문의들은 "게실이 있다고 해서 모두 병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므로 악성 종양과 감별 된 무증상 게실은 별 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나 보존적인 요법으로 식이요법과 약물 요법이 시행된다"고 설명한다./ 정은지기자 jej@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