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기 쉬운 음식, 사랑니 퇴화시킨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부드러운 음식을 먹을 때에는 턱이나 치아의 움직임이 고기나 질긴 음식을 먹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덜 필요하게 된다.


특히 10~20년 전이 아닌 100년 전이나 조선시대와 비교해보면 현대인의 식단이 한층 부드러워진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환경에 적응을 한다. 이처럼 부드러운 음식도 음식과 관련된 치아와 턱의 모습을 환경에 맞게 서서히 적응시키고 있다.


신세계치과 김재현 원장은 “음식이 점점 부드러워지면서 턱이 예전에 비해 갸름해지고 근육도 약해진다”며 “턱이 작아지면서 결국 맨 나중에 나는 사랑니는 치아가 날 공간이 부족해 위치가 이상해지거나 아예 나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한다.


갸름해진 턱은 사랑니의 퇴화 또는 퇴화로 인한 통증 뿐 아니라 치아의 양상도 변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연세대치대 구강생물학교실 해부학 교실 허경석 교수 등이 고려 및 조선인의 치아 1085(71구)개와 한국 현재사람 남녀의 치아 1397(96구)개를 대상으로 특징을 조사해 발표한 ‘한국 옛사람과 현대사람 치아의 체질인류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한국사람 치아의 비계측 특징을 조사해 본 결과 위턱 안쪽앞니에서 삽모양앞니의 출현율은 옛사람에서 96.4%, 현대사람에서 94.2%를 보였다.


더불어 위턱 가쪽앞니에서 삽모양앞니는 옛사람 93.1%, 현대사람 90.6%의 빈도로 옛사람에서 삽모양앞니의 출혈빈도가 더 높았다.


연세대치대 구강생물학교실 허경석 교수는 “전체적으로 현대사람이 옛사람보다 약간 더 작아진 것은 맞다”며 “비계측적 특징을 보면 좀 더 복잡한 양상을 가진 치아가 옛사람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한림대성심병원 치과병원 심혜원 교수는 “좁아진 턱은 뻐드렁니나 덧니의 발생률을 높이는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유치열기에 치아를 너무 일찍 미리 빼서 뻐드렁니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즉 좁아진 턱이 뻐드렁니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치열기 치아는 새로운 치아가 올라오면서 흔들리게 되는데 이를 6개월에서 1년 전 쯤 미리 뽑아주는 것은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3~4년 전에 미리 치아를 뽑게 되면 이후에 나오는 치아가 나와야 할 자리를 찾지 못해 뻐드렁니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이처럼 부드러운 음식의 섭취는 인간의 사랑니 퇴화나 부드러워진 턱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랑니의 퇴화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또한 사랑니가 났다고 하더라도 사랑니가 수직으로 바르게 나서 충치도 없고 위생관리가 잘 된다면 굳이 뽑을 이유가 없다.


다만 턱이 좁아지면서 사랑니가 아래로 묻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해 병원을 가야하는 상황도 생기게 된다.


무엇보다 치아가 누워있을 경우 그 앞 치아를 썩게 만들고 음식물이 잘 끼게 되는 홈이 생겨 잇몸이 자주 붓고 사랑니가 그 앞치아를 밀어내어 앞니의 배열이 불규칙해 질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덧니나 뻐드렁니의 경우도 좁아진 턱으로 인해 예전에 비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의학의 발달로 치열 교정이 가능하다.


교정치료의 치료시기는 개인에 따라 적절한 시기를 골라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7세경 치과를 방문해 교정 문제가 없는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권유되고 있다.


어린이의 경우 조기에 안면과 턱의 성장을 이용해 치료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성장이 끝난 뒤에는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조고은기자 eunise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