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가 갑자기 쓰러졌을때] “기운없고 식은땀 날 땐 당질 섭취”
최근 당뇨병을 앓고 있는 40대 초반 남성이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자 항공사 여승무원이 응급처지를 해 위기를 넘긴 사연이 화제가 됐다. 그 승무원은 손님이 갑자기 혈당이 떨어져 졸도한 것으로 판단해 사탕을 먹게 하고 간이 산소마스크를 쓰게 한 뒤, 도착지 공항에서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 목숨을 구했다.
당뇨병 환자가 저혈당으로 갑자기 쓰러졌을 때 적절한 응급 조치를 제때 받지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저혈당, 고혈당 모두 위험=저혈당은 피 속에 포도당이 필요한 양보다 모자라는 상태를 말한다. 사람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공복시 혈당이 60㎎/㎗ 아래로 떨어지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다. 혈당은 공복시 측정치가 70∼100㎎/㎗이면 정상이다. 저혈당은 인슐린 투여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혈당 강하제를 처방량보다 너무 많이 복용한 경우, 식사를 거르거나 식사량이 적고 식사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 운동량이 갑자기 많아질 때 흔히 발생한다.
저혈당이 생기면 처음에는 배가 고프고, 온몸이 떨리며, 기운이 없고 식은땀이 난다. 입술 주위나 손끝이 저린 것도 한 증상.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는 "심하면 머리가 아파오고 의식이 흐려지면서 정신을 잃을 수 있다"면서 "이런 증상이 생기면 즉시 혈당검사를 하고 치료에 들어가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할 경우 신속히 응급처치를 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자 의식이 있다면 빠르게 흡수돼 몸에 작용할 수 있는 10∼15g의 순수 당질을 구해 섭취토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사이다나 콜라, 오렌지 주스 반잔, 요구르트 1병, 사탕 3∼4알, 설탕이나 꿀 1숟가락, 초콜릿 1개 정도다. 안정을 취하면서 15분이 지나도 저혈당 증상이 계속되면 한차례 정도 더 먹여본다. 필요 이상의 음식을 많이 먹이면 오히려 고혈당을 초래하므로 양 조절은 필수.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땐 억지로 음식, 음료수를 먹이다 기도가 막힐 위험이 있으므로 병원 응급실로 빨리 이송해 포도당 주사를 맞도록 해야 한다.
고혈당도 응급상황에 빠질 수 있긴 마찬가지. 특히 1형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 주사를 수일동안 맞지 않을 경우 '케톤산혈증'이라는 급성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으며, 이때 혈당이 300∼400㎎/㎗까지 올라가 구토나 복통, 탈수, 의식 저하 등을 겪을 수 있다. 2형 당뇨병 환자도 혈당관리가 전혀되지 않은 상태가 며칠째 지속되면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 혼수 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이땐 즉시 응급실로 데려가야 한다.
◇건강식품, 관절통약 복용 삼가야=당뇨병 환자는 혈당 관리를 위해 약 복용과 인슐린 주사맞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식사도 거르지 않고 적당량을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한다. 공복시 지나친 운동이나 장기간 산행은 근육에 무리를 가져와 저혈당 위험을 높이는 만큼 절대 삼간다. 심한 몸살이나 배탈 등 몸이 아플땐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므로 설사나 구토를 하더라도 인슐린 및 혈당 강하제 투여를 중단해선 안된다. 여행을 할 땐 사탕 등 저혈당을 대비한 응급 식품을 늘 몸에 지니도록 한다. 여행지에서는 과음 과식 흥분 등을 피해야 한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원영 교수는 또 "흔히 먹는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 등에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성분이, 관절통 치료에 쓰이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에는 혈당을 높이는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당뇨 환자는 의사 처방을 받지 않은 약물을 함부로 복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