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 VS 알칼리성' 어떤 게 웰빙식?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임신 3개월인 조보라(32,가명)씨는 입덧이 심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오는 헛구역질로 오랜 시간 외출도 힘들 정도.
조 씨는 방법을 찾기 위해 몸에 좋다는 음식을 알아보다가 알칼리성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주 식단을 알칼리성 음식으로 바꾸었다.
그렇지만 조 씨의 입덧은 오히려 심해졌다. 조 씨는 “산성 식품보다는 알칼리성 식품이 좋다고 해서 주로 알칼리성 식품을 먹었는데 왜 구역질이 더 심해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왕이면 더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고르려고 노력한다. 특히 가공식품의 섭취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알칼리성 식품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 몸은 너무 산성이거나 너무 중성으로 치우치지 않고 약간의 알칼리 상태로 있어야 생명활동에 필요한 모든 반응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주로 먹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동물성 식품과 우유, 생선, 달걀, 콩, 국수나 빵, 과자, 청량음료 등은 산성식품이고 가공식품에 포함된 여러 첨가제나 튀김음식의 과산화성분은 산성이다.
이렇게 지나친 산성식품의 섭취는 생명활동이 급격히 둔화돼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이에, 산성 식품 대신 일부러라도 알칼리성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알칼리성 식품에는 대부분의 과일, 신선한 채소 특히 칡, 앙파, 감자, 순무, 등이 많고 매실장아찌, 아보카도, 옥수수, 물냉이, 당밀, 버섯 등이 있다. 종류만 보아도 알칼리성 식품과 산성 식품을 구별하는 것은 어렵다.
이들 식품의 구분은 맛이 아니라 그 성분인데, 혈액 속으로 녹아 들어갔을 때 혈액을 조금이라도 산성화시키면 산성 식품, 알칼리화시키면 알칼리성 식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 식품으로 인해 체질이 바뀌거나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혈액은 자체 완충능력이 있기 때문에 몸이 산성화되거나 알칼리화되면 이를 중성으로 돌려놓기 위해 스스로 작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강남차병원 가정의학과 최준영 교수는 “지나치게 한쪽에 치우치는 식품을 먹게 되면 그만큼 몸에서는 이를 완충시키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이러한 치우침이 지속되면 건강에 해를 줄 수 있으므로 양쪽을 골고루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설명한다.
즉, 한 쪽의 식품만을 지나치게 섭취해서 몸 자체가 알칼리화, 산성화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 몸이 스스로 중성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물론 어느 정도의 음식섭취만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지나치게 편중된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는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천의대길병원 가정의학과 이규래 교수는 “폐기종이나 천식 등의 폐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이산화탄소가 몸에서 잘 배출되지 않아서 호흡성 산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 산성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이산화탄소가 공급만 되고 배출이 안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호흡성 산증은 폐에서 호흡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아서 동맥혈의 이산화탄소 분압(PCO2)이 증가하기 때문에 생기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수소이온농도(pH)가 낮아지며 산성화된다. 이 같은 상황에 산성 음식을 다량 섭취하면 결과적으로 더욱 산성화를 부추기는 것.
알칼리성 식품도 일부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이규래 교수는 “과호흡 증후군이나 구토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대사성 알칼리증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 때 알칼리성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더욱 알칼리화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충고한다.
뿐만 아니라 한양대병원 영양과 강경화 영양사는 “알칼리성 식사를 하려고 지나치게 채식만 하고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다면 단백질과 철분 및 칼슘이 부족해서 빈혈, 골다공증, 대사장애가 초래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라면 특정 식품이 아닌 균형 있는 식단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앙대의료원 유혜숙 영양과장은 “일반적으로 산성식품의 대부분은 열량이 높고 단백질이 풍부해 비타민 A, B1, B2 같은 중요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으며 알칼리성식품은 칼슘이나 칼륨 등의 미네랄이나 여러 효소를 함유해서 두 가지 식품 모두 건강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이어, 유 과장은 “물론 육류 등의 산성 식품을 먹을 때, 야채나 해조류의 알칼리성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이 좋지만 우리의 몸은 필요로 하는 음식을 먹고 싶어지게 하는 기작이 있어서 부족한 음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식품의 알칼리성이나 산성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식사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골고루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인다.
조고은 기자 eunise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