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이라고 다 같은 염증 아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모든 질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다’, ‘감기다’, ‘비만이다’ 등 말들이 많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임상적 원인을 두고 봤을 때 모든 질병의 발단은 ‘염증’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염증이라 하면 흔히들 곪는다는 현상부터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위염, 간염, 관절염, 치주염, 심지어 여드름 하나까지 몸에 한 두가지 염증 없는 사람 어디 있을까.
누구나 알고 있는 듯하지만 염증을 말하기엔 그 범위 또한 넓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염증이란 조직에 상해나 파괴가 있을 때, 이에 대한 생체조직의 국소적 방어보호 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경희대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반응의 주동역할을 하는 것은 혈관이기 때문에 혈관이 없는 생물이나 혈관이 없는 조직에서는 전형적인 염증 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즉, 혈관이 없는 조직 가령 각막, 연골판 등의 손상에서는 주변부에서 신생혈관이 자라 들어가야만 비로소 염증반응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
염증은 일반적으로 방어기구로서 손상 원인을 희석하고 중화시키며 제거해 조직손상을 극소화시켜 원상으로 수복시키려는 것이기 때문에 개체보호에 필수불가결한 생체반응이다.
김병성 교수는 이에 “혈관이 있는 곳 어디나 염증이 발생될 수 있다”며 “흔히 염증이 생기면 빨갛게 붓고 열감이 느껴지며 아픔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인다.
염증의 원인은 세균의 침입이나 외상, 유독물질 등 다양하다. 따라서 감염이 됐든, 외상이 됐든 백혈구와 영양분을 상처 부위로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선 다량의 혈관이 필요한데 염증이 생기면 발갛게 붓고 아픈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서울나우병원 원영일 원장에 따르면 염증은 크게 세균에 의한 것과 그렇지 않은 염증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영일 원장은 “이는 염증이 생겼을 때 항생제를 써야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해 하는 척도가 된다”고 말한다.
우선 세균에 의한 염증은 쉽게 애기해 곪는 것이다. 피부가 찢어졌다든지, 물체에 찔려 상처가 부어오르고 고름이 생기는 것을 이야기 한다.
이렇게 세균 감염으로 생긴 염증은 반드시 항생제를 써서 세균을 제압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곪지 않은 염증은 어떤 것일까? 원영일 원장은 “대개 근육에 많은 힘을 작용하거나 반복되는 동작을 하는 경우 힘줄에 무리가 생겨 염증이 오는 경우를 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령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자주 생기는 근육 염증, 잦은 집안일로 생기는 주부들에게 나타나는 염증 등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
발목을 삔다, 손목을 삔다 등의 삐는 것도 세균과 관련 없는 염증 중의 대표적 증상. 퇴행성 관절염 같은 경우도 연골이 달아 관절이 매끄럽지 못하게 됨으로 생기는 것으로 세균과 관계없는 염증이라 본다.
원영일 원장은 “이와 같은 염증들은 세균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항생제가 필요 없으며 대개 휴식과 찜질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완화될 수 있다”며 “다만 심할 경우에는 소염진통제를 사용하게 된다”고 말한다.
세균에 의한 염증과 그렇지 않은 염증으로 구분 됐을 시, 사용되는 약과 치료법에 있어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김병성 교수는 “예를 들어, 뾰족한 가시에 찔려 생긴 손가락 염증에 소염제를 먹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이, 염증이 있다면 왜 염증이 생겼는지를 먼저 파악해 원인을 직접 제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만성염증과 같이 원인 파악과 제거가 어려운 경우라면 염증 자체를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어떠한 원인이든 오래된 염증은 그 자체로 몸에 해롭기 때문이다.
정은지기자 jej@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