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 동맹과 설탕 중독의 사회
국제 정치경제학적 영향뿐 아니라 우리 음식문화에 미칠 영향도 우려
지난 달 31일 부시 미 대통령은 친히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자신의 별장으로 데리고 갔다. 왜 이런 호의를 보인 것일까? 크게 보면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에탄올 생산에 관한 협력체계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에탄올 동맹이 목적이었다. 이른바 석유 OPEC에 이은 에탄올 OPEC가 생길 모양인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브라질이 중미와 카리브해 연안국을 이끌어 미국의 에탄올 에너지 정책에 대한 큰 이바지 하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185억ℓ, 브라질이 178억ℓ로 두 국가의 에탄올 생산량은 전세계의 70%에 이른다. 부시 대통령은 2017년까지 1320억ℓ로 6배 이상 늘리겠다고 했다. 아무리 에탄올 1위 생산국이라지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에탄올로는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2위 생산국인 브라질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룰라 대통령을 부시 대통령이 대통령 별장에까지 친히 부른 이유다.
에탄올은 술로 인식되는 경우가 일반이지만, 화석 연료를 대신할 대체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기술 개발로 에탄올 생산이 더 용이해지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에탄올 확보 경쟁이 뜨겁다.
문제는 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에탄올 동맹이 미치는 여파다. 지난 해 2월부터 국제 설탕 값이 폭등했다. 국제시장에서 지난 25년 이래 가장 높게 상승했다. 대개 파운드(약 453g)당10센트를 넘지 않지만, 19센트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밝힌 에너지 정책 때문이었다.
그의 에너지 정책 구상은 에탄올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이 골자다. 올해 국정 연설에서도 에탄올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에너지 정책 등에 1년 동안 16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세계적으로 ´옥수수´ 가격이 상승했다. 에탄올의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옥수수의 가격이 1년 사이에 2배 이상 뛰었다.
병중에 있는 피델카스트로는 미국이 에탄올 확보에 나서면 개발도상국의 30억 명에 이르는 사람이 굶어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자동차를 살리고 사람을 죽이는 에너지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대의 연료를 위해 한 사람의 1년 치 곡물이 들어간다는 비판도 있다. 멕시코에서는 그들의 주식인 옥수수 전병 값이 너무 올랐다고 7만 여명이 시위 했다.
이 에탄올 에너지 정책이 환경보호를 위한다지만, 정작 환경 파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예를 들어 사탕수수 경작지를 늘리기 위해서는 삼림을 베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에는 지구의 삼림이라는 아마존 지역을 벌채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존을 파괴하면 세계의 이산화탄소는 증가한다. 인간을 보호할 숲이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재배과정에서 대규모의 화학비료가 사용된다.
옥수수 사료를 포함해 설탕 가격도 뛰고 있는데, 코카콜라도 난리다. 콜라의 단맛은 옥수수 과당시럽에서 나온다. 코카 콜라는 과당시럽의 제조비용이 급증하자 대체할 요소를 찾고 있다. 설탕 값이 뛰면서 허쉬 같은 초콜릿 업체는 우울하고, 시리얼 업체인 제너럴 밀스는 설탕 가격 상승으로 초과 비용만 2500만 달러(약 250억 원)라고 추정한 적도 있다.
우리가 더 생각해보아야 하는 점은 이 에탄올 증산과 음식 문화에 관해서다. 설탕 값이 오르면, 먹을거리 문화가 위협받지 않겠는가하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설탕이 만들어준 음식이 과연 더 이상 인류에게 유효한지 의문인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초과 비용을 기업들이 그대로 감내할 리 만무하고 설탕을 대신할 요소를 찾을 것인데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건강은 더욱 위협받을지 모른다.
20세기 음식의 풍요는 설탕과 같은 과당 덩어리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정제당 즉 설탕이 들어가는 곳은 사탕, 초콜릿, 빵, 케익, 커피, 청량음료, 과자, 파이, 크림, 드링크류, 쥬스, 스낵, 껌, 아이스크림, 가공유 등 설탕 류가 들어가지 않는 음식이 없을 정도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1억 3천 만 톤이 생산된다. 서울의 아쿠아리움을 6만 5천 번 채울 수 있는 물량이다. 지금 인류는 설탕이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풍요속의 빈곤이자 재앙이다. 설탕이 충치나 비만뿐만 아니라 암, 심장병, 뇌졸중, 치매, 근시, 저혈당증, 당뇨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설탕류가 인간의 내부 면역체계를 어떻게 교란시키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알렉산더 샤우스와 오사와 히로시 같은 학자들이 정신적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활발하게 것으로 밝혀내고 있다. 범죄와 청소년의 배후에 정제당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설탕을 대체할 ‘단맛’ 요소로 과당이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이도 역시 설탕과 마찬가지고 인공적으로 정제된 당, 정제당이다. 따라서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지는 마찬가지다.
대규모의 에탄올 에너지 정책으로 사탕수수와 사탕무, 옥수수에 대한 품귀 현상이 일어날 것이고, 무엇보다 싼 가격에 강력한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에 대한 연구도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러한 인공 감미료는 인체에 해를 줄 여지가 많다. 더구나 사탕수수나 옥수수를 조금만 사용하고도 훨씬 강력한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는 더욱 치명적인 독을 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정작 에탄올의 국제 정치경제학적 영향뿐만 아니라 우리 음식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되는 이유다.
[이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