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위생검역] WTO협정 이외 추가의무 없다

[국정브리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농축산물의 위생검역(SPS) 분과는 국민 안전과 직결된 중요한 분야였다.

미국 측은 농축산물 최대 수출국답게 우리 검역조건의 완화를 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의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에 관한 협정(SPS 협정)’을 지키기로 했을 뿐 추가적인 의무사항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껏 해 온대로 WTO SPS 협정 회원국들에게 부여한 권리와 의무를 유지하면 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인천지원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검역설명회에서 수의과학검역원 직원이 쇠고기를 절단한 뒤 부패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논란이 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여부도 오는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에 대한 광우병 위험등급기준 판정 이후, WTO SPS 협정에서 보장하는 자체 위험평가를 실시해 최종 수입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국 투명성 조항 요구 무산

당초 미국 측은 우리나라의 검역 관련 제도 및 규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불투명할 뿐 아니라 적용도 검사관에 따라 자의적이라며, 우리나라가 검역관련 기준을 만들 때 이를 공개하고 규정의 제정 과정에 미국 업계가 의견을 제시한 후 결과 공개를 문서화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투명성 조항은 우리 측 검역행정기관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식품의약품안전청 민원 처리 절차에 대한 담당부서의 소명을 듣는 것을 조건으로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위생검역 사안을 논의할 협의채널의 방식은 한미 양측의 입장을 절충하는 선에서 매듭지었다. 검역 문제가 통관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신속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자는 미국 측 요구에 따라 협의채널 형태는 ‘위원회(committee)’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위원회가 통상 압력의 수단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과학적 위험평가와 전문기관 간 기술협의가 우선해야 한다는 조항을 문서로 포함시킨 것이다. 위원회는 과학적 분석이나 위험평가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위생검역 분과 협상의 수확은 기술협력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항생물질과 농약 등 유해 잔류물질, 구제역 등 질병이나 병해충 검사 기술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위험평가 관련 전문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조작 생명체 규제 완화 없다

이에 따라 우리 측은 미국 위생검역 기관과의 기술이전과 인적교류 확대 등을 활성화하기로 해 급격히 변하는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한겨레신문이 지난 2일 “섬유분야 개방을 위해 유전자조작 생물체(LMO)의 수입승인 절차와 안전성 검사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내용은 명백한 오보다.

유전자조작 생물체 수입절차와 안전성 검사에 대한 논의는 한미FTA 협상 내용에 포함돼 있지도 않다. 산업자원부 박청원 바이오나노팀장은 “미국 측에서 유전자조작 생물체 수입과 관련된 우리 제도 현황을 물어와 설명해 줬을 뿐 제도 변화를 논의한 적은 전혀 없다”고 잘라말했다.

유전자조작 생물체 수입 규제에 대한 논의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섬유 등 특정 분야의 수출 증진을 위해 규제 완화를 논의하는 일은 없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특히 유전자조작 생물체 관련 수입승인 절차와 안전검사 등은 국내 식품위생법과 농산물품질관리법에 명시돼 있는 사항으로 특정 국가에 대해 예외나 특혜를 부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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