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규격제도, 자율적 식품안전관리의 시작

[국정브리핑]

식품의약품안전청 이동하 위해기준 팀장
얼마 전 모 신문이 “시중에 유통되는 식용유지에서 발암의심물질인 벤조피렌이 기준치 이상 검출 됐으나 식약청은 이런 내용을 숨겼고 단속하지도 않았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기사 내용만으로는 국민의 식품안전을 책임져야 할 식약청은 기본업무를 방기한 책임을 면치 못 할 것이다. 그러나 식품위해물질에 대한 권장규격 설정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있다면 기사내용에 오해소지가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권장규격제도 운영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고자 한다.


기준규격 마련전 운용하는 잠정규격

권장규격이란 안전관리 필요성이 있는 위해 우려물질 중 식품공전에 아직 정식 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물질에 대해 기준마련을 위한 과학적 근거자료를 확보하고, 기준규격 마련까지의 안전관리를 위해 국제기준 등을 감안하여 설정·운용하고 있는 잠정규격이다.

현행 식품공전에는 기준이 없으나, 외국의 기준을 준용하여 권장(잠정)규격을 설정하고 기준설정을 위해 유통·수입식품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여 오염도 여부를 모니터링 하는 제도이다.

권장규격은 기준규격과 달리 법적 강제력이 없는 기준이기 때문에 권장규격을 초과한 제품에 대한 판매·수입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는 없으나 가급적 해당식품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 회수권고, 제조방법 개선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고, 위해우려가 클 경우에는 식품위생법 13조에 따른 위해평가 등을 통해 수입금지, 회수, 폐기 등의 판매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권장규격이 초과된 검사결과는 해당식품의 제조·수입업자에게 통보함과 동시에 저감화 등의 제품안전관리를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본 권장규격제도는 업계의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사전예방적 식품안전관리 위해 필요

최근 식품위해물질 사고의 경향은 예전처럼 사용이 금지된 물질을 첨가해서 발생하기 보다는 식품제조 과정 속에서 자연발생하거나 유해물질 분석법 발달 등으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식품이 유통되기 이전에 생산·수입단계에서 관리하는 사전예방적 식품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식품의 안전관리를 위해서는 식품중 위해물질에 대한 기준규격이 설정되어 있어야 하며, 식품관련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제일 먼저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관리 기준규격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식품 중 위해물질의 기준규격은 해당식품에서의 위해물질 오염도자료, 해당식품의 섭취량, 인체위해여부 평가 등의 과학적 근거자료를 토대로 정해진 행정절차를 거쳐 설정된다.

실제로 하나의 기준이 설정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요구되므로 현행 식품공전에 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위해물질이 식품에서 발견되거나 식품사건·사고가 발생 할 경우 대처 및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여 기준이 아직 설정되지 못한 위해우려 물질로 인한 식품사고를 예방하고, 수입·유통식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기준설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2006년 6월부터 '권장규격제도'라는 새로운 개념의 식품안전 사전관리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권장규격 이렇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권장규격 설정대상 물질은 국내외 식품사건·사고 및 최신 식품안전정보 관련 물질, 관련부서 및 전문가 제안 물질을 식품공전 및 국제규격과 비교하여 파악하게 된다. 이들 중 다소비식품과의 밀접성, CODEX·EU·미국·일본 등 국제적 기준설정 여부, 국내 관리필요 등을 중심으로 대상물질을 최종 선정하고 제외국의 기준, 국내 모니터링 결과, 관련부서 및 전문가 의견을 감안하여 대상물질에 대한 권장규격을 설정한다.

권장규격 운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설정된 권장규격 및 운영방법에 대해서는 설명회, 언론매체, 식품관련 기관 및 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널리 알린다.

이번에 언론에 보도된 벤조피렌의 경우도 식약청에서 운영하는 식품안전열린포럼 및 관련업체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소비자단체, 관련전문가, 업계관계자에게 모니터링 결과를 알리고 저감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를 나눴으며 업계 스스로 저감화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권장규격이 초과되었을 경우에는 영업자에게 검사결과를 통보하여 자율관리를 유도하고, 특정 위해우려 물질에 대해서는 자진회수, 저감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되며, 필요시에는 위해평가를 실시하여 제조·판매·수입금지 등의 조치를 취한다.

지난해에는 올리브유 중 벤조피렌, 부분경화유 중 트랜스지방산, 6개월미만 영유아조제식 중 엔테로박터사카자키 등 44개 품목을 대상으로 34개 항목의 권장규격을 설정·운영하였으며 총 3352건을 검사한 결과 46건이 권장규격을 초과하여 9건에 대해서는 위해평가 등을 통해 자진회수 등을 권고하여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조치한 바 있으며, 나머지 37건에 대해서는 제조·수입업자에게 자율개선 권고 등의 행정지도를 실시하였다.

올해 권장규격 운영물질은 지난해 운영결과 지속관리가 요구되는 물질과 새로운 위해정보 물질 등을 추가하여 젓갈류 중 대장균 등 47개 품목을 대상으로 18개 항목에 대해 지난 2월부터 6개 지방청을 중심으로 유통·수입식품에 대해 집중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 2007년도 권장규격 운영 항목

ㅇ 젓갈류 중 대장균, 두부류 중 대장균군, 6개월미만 영유아식 중 엔테로박터사카자키
ㅇ 농산물, 밀가루 중 납, 카드뮴
ㅇ 캔디류, 당절임 중 납, 건강기능식품 중 중금속
ㅇ 건과류, 건면류, 곡류가공품(제과제빵용믹스) 중 알루미늄
ㅇ 곡류 및 건조 포도류, 볶은커피, 밀가루 중 Ochlatoxin A
ㅇ 건조 고추·후추속 중 Aflatoxin B1
ㅇ 벌꿀 중 옥시테트라사이클린
ㅇ 어류 중 오플록사신, 페플록사신, 아목시실린, 엠피실린
ㅇ 빵류, 부분경화유(마아가린, 쇼트닝, 정제가공유지) 중 트랜스지방
ㅇ 대두유, 옥배유, 참기름, 들기름, 야자유, 올리브유 함유 유지 중 벤조피렌


또 올해에는 아플라톡신 B1, 벤조피렌, 카드뮴, 엔테로박터사카자키를 신속조치대상항목으로 정하고, 권장규격을 초과할 경우 신속히 위해평가를 실시하여 자진회수 등의 유통·수입 금지 조치를 취할 계획이며, 하반기부터는 기준설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권장규격제도는 식품공전에 기준이 아직 설정되어 있지 않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위해우려물질에 대해 관련제품 생산자에게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을 제공함으로서 1차적 사전관리 노력을 유도하는 것으로 권장규격 설정 물질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권장규격 초과제품에 대해서는 자진회수 또는 개선권고 조치를 통해 식품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식품안전 사전관리는 소비자의 식품안전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업계에는 자율관리 의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집중검사를 통해 확보된 데이터는 식품의 안전관리 또는 기준규격 설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자료로 활용되어 과학적이고 사전 예측적인 식품안전관리의 기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