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 vs 위염' 차이가 뭐야?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동작구에 살고 있는 최모씨(28·여)는 가끔씩 끼니를 잘 챙겨 먹지 못한 탓에 속이 쓰린 적이 많았다. 대략 3~4년 전부터 속 쓰림 증상이 있었던 최씨는 그때마다 소화제나 제산제를 구입해 복용하곤 했다.


최씨는 “예전에는 약을 먹으면 괜찮아지곤 했는데 1년 전부터는 쓴맛이 나는 신물이 올라와 고생이다”며 “병원에선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냥 약만 먹고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김모씨(35·남)는 회사에서 술상무로 통한다. 때문에 잦은 술자리로 명치부근이 아픈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김씨는 “몸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젊었을 때처럼 술을 마시면 꼭 그 다음날 속 쓰림이 심해 제산제를 끼고 산다”고 답했다.


김씨는 만성적으로 속 쓰림 증상이 나타나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위에 염증이 생겼다고 생각했던 김씨는 뜻밖에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 10명 가운데 6명은 역류성 식도염


자극적인 음식을 먹거나 과도하게 술 마신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속 쓰림 증상.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보는 속 쓰림 증상은 단순히 치부할 일이 아니다.


전국 주요 70개 병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올 초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가운데 6명이 역류성 식도염을 앓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매일 또는 자주 위 내용물이 올라와 신물이 느껴지며, 명치 끝 통증과 속 쓰림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대다수 환자가 자가진단을 통해 소화제나 제산제로 증상완화에 그쳤다.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권계숙 교수는 “소화제나 제산제 복용은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어서 다시 속 쓰림 등이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은 ‘다른’ 질환


속 쓰림 증상이 역류성 식도염 외에도 나타날 수 있어 의료인이 아니면 구별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질환이 위염으로 역류성 식도염과 같이 속 쓰림, 명치 끝 통증을 수반한다.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윤정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질병”이라며 “위염, 위암, 식도염 등의 여부는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정 교수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는 환자 가운데 30~40%는 전형적인 식도염 증상을 보이지만, 나머지는 위염과 혼동할 수 있는 양상을 보여 다양한 진단방법이 사용된다.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 24시간 동안 강산성의 위산이 식도를 역류해 pH4로 떨어지는지 감시하거나,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는 약을 먹여 증상이 호전되는 여부에 따라 간접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명치의 등 쪽이 타듯이 아프면서 쓴맛을 동반하는데 목구멍에 뭐가 걸린 것처럼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위염은 명치끝이 아프면서 속 쓰림 증상을 나타내는데 이는 위 내벽에 염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비해 일반인들은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이 공통적으로 위가 쓰린 증상을 갖기 때문에, 속이 쓰리면 단순히 위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 모두 위와 식도가 연결되는 명치가 아플 수 있어 혼동되는 것이다.


권계숙 교수는 “명치가 쓰리고 아팠을 때에는 대부분 위염이 의심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역류성 식도염일 수 있다”며 “식도에 있는 하부식도 괄약근이 약해지면 위의 내용물들이 쉽게 역류할 수 있어 식도관에 염증이 생기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 전문의 치료 통해 호전될 수 있어


일단 역류성 식도염인지 위염인지가 진단되면 그에 따른 치료가 실시된다. 두 질환 모두 약물치료, 음식조절, 생활습관을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해 치료한다. 식도 괄약근이 약해져 위산과 내용물이 식도를 타고 올라오므로 이를 위한 처방을 하면 대부분 1~2달 이내에 호전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이와 달리 위염은 위 내벽에 염증이 생긴 것이므로 항생제를 사용해 원인균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 교수에 따르면 위염에서 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지목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함유한 유산균 음료는 치료제가 아닌 기호식품이므로 맹신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전문의들은 담배, 술,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식, 박하 등은 식도하부 괄약근을 약하게 만들어 역류성 식도염이 있을 경우 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위산이 식도를 타고 올라와 분비되므로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소화에 좋지 않다.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을 경우 눕거나, 뛰거나, 엎드리는 등 급격한 체위변화는 위를 자극하게 되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 과식을 하게 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과식하지 않고, 신맛의 과일주스 등은 식도염의 통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위염 역시 약물치료와 함께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술, 담배를 멀리하는 생활습관이 권장된다.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