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가 취한다? 아기에게 치명적인 알코올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지나친 알코올의 섭취는 성인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만 태아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에도 임산부가 술을 마시는 것은 태아에게 나쁠 것이라 짐작을 하지만 그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임신 중에 과도하게 술을 마신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는 알코올과 관련된 선천성 기형 즉 태아알코올증후군이 생기기 쉽기 때문.
포천중문 의과대학교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이경진 교수는 “알코올은 분자가 작아서 태반을 쉽게 통과하기 때문에 태아의 알코올 수치도 모체와 같아진다”며 “모체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음주한 경우 담배를 피우면서 술을 마신 경우에 발생률은 더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즉, 산모가 마신 알코올은 태아에게 거의 그대로 전달돼 알코올이 독성이 태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영남대병원 소아과 이은실 교수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의 임상적인 증상은 발달 중인 태아가 알코올의 독성치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하며 정확히 어떻게 해서 생기는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아마도 태아의 조직에 세포 손상을 가져오는 유리기(free radical) 형성이 관여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임신 초기에 노출되면 장기 형성과 뇌와 안면 발달에 영향을 미쳐 여러 가지 기형을 초래하고 발달 중인 배아의 정중간에 있는 세포사(cell death)가 과다하게 일어남으로써 특징적인 안면 모습을 초래한다”며 “임신 후반기까지 계속 알코올에 노출되면 태아의 성장이 감소함으로써 저체중 출생아가 되며 출생 후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임신 초기에는 뇌가 형성되며 임신 중, 말기에는 신경 세포의 성숙과 함께 급작스러운 성장이 일어남으로써 알코올은 임신 기간 내내 중추 신경계 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덧붙인다.
이에, 태아알코올증후군은 가진 신생아는 정신지체나 소뇌증, 저체중 등의 특징적인 증세가 나타나며 출생 후에는 성장지체와 팔과 다리의 관절이상, 학습이상, 심장질병 뿐 아니라 판단력을 잃는 등의 행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경진 교수는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초기에 발견하면 신경발달의 장애를 부분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고려하고 있는 여성들 뿐만 아니라 수유중인 여성들은 절대 술을 삼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사람을 대상을 실험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확히 어느 정도의 알코올 섭취가 태아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기적인 노출은 물론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고 한 번에 과도한 음주를 했을 경우에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임신 초기의 과도한 음주가 태아에게 더욱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인데 임산부 스스로가 임신 사실을 모른 채 음주를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99년 우리나라 20세 이상 여성의 음주율이 54.9%로 조사됐다며 1986년 20.6%, 1992년 33%, 1995년 44.6%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힌바 있어 산모의 알코올 섭취로 인한 태아알코올증후군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임신 중 금주와 함께 계획임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작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독성연구원은 '태아알코올증후군'이 일어나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2004년부터 연구를 수행, 동물시험을 통해 'plunc' 유전자가 '태아알코올증후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규명하는 등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식약청 국립독성연구원은 “지난 2004년 알코올을 투여한 마우스에서 안면기형(위 아래턱 혹은 눈이 없는 등) 등 다양한 기형 마우스들이 태어나 관련 유전자들을 검색한 결과, ‘plunc(palate lung and nasal epithelium clone)’ 유전자의 발현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plunc’ 유전자는 구개 안면 및 호흡기계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알려져 있으나 태아알코올증후군과 관련된 연구는 수행된 바 없어 동 유전자와 알코올과의 관계를 세계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조고은기자 eunise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