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건강기능식품도 의약품처럼 부작용이 발생하면 병원, 약국 등 판매처에서 이를 식약청에 보고토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지금까지는 식약청의 위탁을 받아 한국소비자연맹에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신고센터’를 운영, 지난해부터 피해신고를 받고 있지만 이는 단순 연구사업일 뿐 실제 행정처분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안이 시행되면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에 대한 피해사례가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것은 물론, 그 동안 소비자 위주였던 부작용 보고체계에 전문가들이 참여함으로써 신뢰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작용 보고 안하면 과태료 100만원=한나라당 안명옥 의원(보건복지위)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하는 영업자의 준수사항으로 식품 섭취와 관련해 부작용 등이 발생할 경우 식약청에 보고하고 필요한 안전대책을 찾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시행령에 따라 1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또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와 수입업체에게 건강기능식품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고,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연구사업과 이에 따른 비용도 부담토록 의무화했다. 대신 정부도 예산 범위 내에서 연구사업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함께 마련했다.


안명옥 의원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건강기능식품에 의한 피해사례도 점차 커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건강기능식품 부작용에 따른 유사사고의 재발을 막고, 피해구제 및 안전성 향상을 위한 연구사업을 통해 국민 건강을 보호하려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부작용 공식통계 없어=의약품과 식품의 중간 성격을 띤 건강기능식품은 이같은 특성 때문에 부작용 논란과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통계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건강기능식품은 섭취시 인체에 특정한 작용을 하는 기능성 원료를 제품화했지만,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 보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식약청은 2003년부터 한국소비자연맹에 연구용역사업을 맡겼다. 이에 따라 소비자연맹은 그동안 2년간의 연구를 통해 부작용 신고접수 체계를 만들고, 1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신고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 산하에 건강기능식품부작용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 신고센터의 경우 아직까지는 부작용 접수만 받을 뿐 그에 따른 행정처분을 위해 운영되는 방식은 아니다.


식약청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부작용 접수사례와 해당 건강기능식품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모델을 만드는 작업이 중심”이라며 “더구나 소비자 신고접수의 경우 대부분이 환불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여서 실제 피해보다 과장돼 신고하는 경향 때문에 이를 그대로 부작용 현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연맹 역시 건강기능식품과 부작용 사이의 인과관계를 찾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피해구제 시스템 하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으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그 피해가 건강기능식품 내에 포함돼 있는 어떤 성분에 의한 것인지 그 소비자만의 특이체질로 인한 개인적인 문제인지를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건식-부작용, 인과관계 밝혀야=하지만 개정안대로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 신고를 의무화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식품의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만족할 만한 보상을 받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건강기능식품과 부작용 간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작업이 만만치가 않다. 의약품의 경우 제조회사와 수입회사는 PMS(Post Marketing Survey)라는 시장판매 후 추적조사를 통해 부작용 여부를 식약청에 보고하고 있다.


PMS에서는 신약을 복용하는 모든 환자(수십만 ~ 수백만 명)가 관찰대상이 됨으로써 의사와 환자보고에 의해서 약의 유해성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이 방식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대신 결과의 신뢰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이 건강기능식품에 도입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결국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부작용 보고는 사실상의 ‘자발적 이상반응 보고’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법안이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과태료 수준이나 현행 시스템 등을 고려했을 때 자발적인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반면 식약청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부작용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한 법안은 건강기능식품 판매 후 안전관리 조치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정부도 현행 부작용신고센터 운영을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부작용 간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모델을 조속히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kth@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