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아이? 소리없는 암살자 '프래더윌리증후군'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갓 태어난 우리 아기가 울지 않으면 온순한 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몸에 힘이 없어 잘 울지도 못하고 젓병을 빠는 것조차 힘들어할 경우 혹시 질병이 있는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체중이 약 1.9~2.4kg이고 몸에 힘이 없으며 잘 먹지도, 울지도 못하는 신생아라면 프래더윌리증후군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돌이 채 되지 않은 신생아의 이 같은 임상적 양상은 다른 척추근육위축증과 비슷하다. 몸 전체가 힘이 없어 아기가 기운이 없는 것은 비슷하지만 원인은 다르다. 프래더윌리증후군을 가진 환자 가운데 75%가량이 15번 염색체의 결실을 보이고 있어서다. 염색체 또는 대뇌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겨 한없이 먹게되는 병, 프래더윌리증후군은 사전에 예방할 수도 뚜렷한 치유방법도 없다. 프래더윌리증후군을 가진 아기는 잘 먹지도 못하고 성장발육이 늦어 생후 2돌까지 걸음마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후 돌이 되기 전에 섭취했던 우유가 역류돼 흡입성 폐렴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몸 속 장기와 근육에 힘이 없어 제대로 먹지 못해 죽는 경우도 있는 것. 흔히 늦게 크는 아이로도 오인할 수 있는데,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왕성한 식욕을 자랑할 즈음에는 사태의 심각성이 나타난다. 하루 3~4시간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식욕을 느끼던 아이가 어느덧 정상체중을 훌쩍 넘어 비만아가 되기 때문이다. 이때서야 서둘러 병원을 찾은 부모들은 아이가 프래더윌리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게되고 식이요법으로 비만을 막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조기에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소아과 이홍진 교수는 “프래더윌리증후군은 절제할 수 없는 식욕으로 비만을 초래하는데, 비만에 따른 합병증(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뇌혈관질환 등)이 심각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래더윌리증후군은 비만으로 야기되는 합병증이 심각할 정도다. 체중이 급격히 늘어나 성인병, 척추측만증, 고관절, 무호흡으로 인한 수면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힘들다. 식사량을 제한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상처를 후비거나, 머리카락이나 눈썹을 뽑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공격적인 태도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지능지수가 90이하로 보통의 학습활동을 할 수 없어 지방에 있는 소학교 등으로 이사를 하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성장하면서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정신지체나 외부성기 발달에 장애가 있는 경우 각 증상에 대한 대증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저신장, 성기능 장애는 호르몬요법으로, 행동장애와 정서장애는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로 생활이 가능하다. PWS(프래더윌리증후군)부모모임 이은영 단체장은 “프래더윌리증후군인 소아를 둔 부모의 고통도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아이가 비만해지지 않도록 식사량을 조절시키는 과정에서 스트레스 받아 심각한 우울증을 가진 부모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래더윌리증후군이 알려진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를 진단받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점으로 제시되고 있다. 해외 통계에 따르면 1만~2만명 중 1명이 프래더윌리증후군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현황파악조차 미흡한 상황이다. 이은영 단체장에 따르면 국내에서 1년에 신생아 30명 가량이 프래더윌리증후군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프래더윌리증후군은 신생아기 모습만으로도 추정이 가능하며 염색체검사 및 유전자검사로 95%가량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이론과 달랐다. 실제 프래더윌리증후군인 환자를 경험하지 않은 의사는 이를 다른 질병으로 오진하는 경우가 많아, 비만이 한참 진행된 뒤 프래더윌리증후군으로 진단받는 사례가 태반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소아과 채종희 교수는 “예전보다 프래더윌리증후군에 대한 인식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의사들을 대상으로 프래더윌리증후군 교육이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조기 진단이 빨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