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어!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네…나이먹는 뇌 젊게 하자
뇌도 나이를 먹는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하루에 약 10만개의 뇌세포가 소멸한다.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힘들고 세세한 부분을 쉽게 잊어버리는 등 건강한 노인조차 추리·공간지각·어학능력에 감퇴현상을 보여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일쑤다.
나이를 먹을수록 심해지는 기억력 감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잘못된 식생활습관을 바로잡고 꾸준히 운동을 해야 노년기에도 젊은 시절의 기억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2007 세계 뇌주간(12∼18일)을 맞아 65세를 넘겨서도 25세 때의 기억력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뇌는 중앙처리 장치=장년층에서는 암을 가장 두려워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대상이 치매로 옮아간다. 죽는 건 몰라도 ‘벽에 똥칠하며’ 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실체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주차장의 차를 찾지 못하거나, 열쇠를 두고 문을 잠그는 등의 일이 반복되면서 그 두려움의 실체가 나에게 다가온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기 시작한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김성윤 교수는 “실제로 병원에서 치매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같은 경험과 두려움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우리의 뇌는 그야말로 우리 몸의 중앙처리 장치이다. 생각하고 기억하는 것은 물론이고, 손가락, 발가락을 움직이는 것부터 심장의 운동, 우리 몸의 온도조절, 예쁜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까지 거의 모든 것을 우리의 뇌가 결정하고 조정한다. 이 뇌는 태어나서 가장 빨리 성장하여 5세가 되면 이미 성인의 90% 이상이 완성된다.
그러나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은 한번 만들어지면 교환없이 평생 사용해야 한다. 불행히도 뇌세포는 25세 전후를 고비로 나이를 먹음에 따라 일정량이 점차 없어진다. 사람들의 두려움은 이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 보약은 운동=그렇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뇌과학자들이 노화로 인한 뇌세포 파괴에도 불구, 20대의 생생한 뇌기능을 장?노년기에도 유지하는 해법을 찾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뇌과학자들은 먼저 많은 노인들이 20대의 뇌기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일상생활 중 일반 신경세포와는 달리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세포를 특별히 보호하여 거의 없어지지 않게 하고, 잘못해 이미 죽어버린 신경세포 기능은 주위의 다른 신경세포들이 대신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김성윤 교수는 “몸을 많이 움직이는 운동이 뇌를 더 복잡하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므로 운동이 건강한 뇌기능 유지에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은 또한 뇌의 혈액순환을 더 원활하게 해 영양을 넉넉히 공급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서도 뇌를 좀더 젊게 유지하려면 단순한 걷기보다 댄스나 요가와 같이 복잡한 운동을 하면 더 좋다는 게 김 교수의 조언.
◇생활 및 식습관도 중요=일상 생활 중 책을 읽거나, 낱말잇기를 하는 등 ‘머리를 많이 사용’하면서 뇌혈관의 동맥경화를 방지,뇌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유지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순환기의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비만을 막아야 한다. 또 비타민과 엽산이 풍부한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고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을 가급적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물론 혈관 건강을 해치는 담배는 멀리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나이가 들면 열쇠나 안경 같은 일상용품은 항상 같은 곳에 둠으로써 정신적 소모를 가급적 줄이고, 숙면을 취하고, 무슨 일이든 집중하고 반복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배워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게 좋다.
실제 뇌기능 검사결과 정상인데도 ‘기억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은 젊었을 때에 비해 훨씬 많은 수의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거나, 걱정거리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교수는 “가령 50세가 넘은 사람이 기억력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는데도 잦은 ‘건망증’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면 ‘노쇠기억력감퇴증(AAMI)’이 의심된다”며 “이 때는 일의 수를 줄이고, 메모나 수첩 등 기억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보조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
◇뇌를 젊게 유지하는 법
①단순화하라=열쇠 안경 등 일상용품은 항상 같은 곳에 둠으로써 정신적 소모를 가급적 줄인다.
②연습하라=복잡한 업무나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마음에 그려본다.
③긴장하라=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알코올 진정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섭취는 최소화한다.
④집중하라=집중하고 반복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기 것으로 만들자.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