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식대, 健保적용 개선 검토
복지부, 모니터링·사회적 합의 거쳐 도출
병·의원 입원환자에 대한 밥값(식대) 지원정책이 어떤 형태로든 올 하반기에 개선될 전망이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입원환자에 대한 식대 지원을 줄이는 문제는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으나, 식사가격 및 산모식 등 식대 관련 문제는 올 하반기에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친 후 개선할 예정이다.
앞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는 지난해 4월 제5차 회의를 열어 "입원환자 식대와 관련한 쟁점사항 및 문제점 등은 일정기간 시행하고 급여현황을 평가한 뒤, 개선방안을 논의키로 한다"고 의결한 바 있다.
따라서 복지부는 입원원자 식대문제는 1년 정도 운영상황을 모니터링한 후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경우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건보공단 사후관리팀은 현재까지 지난해 6월 식대 급여화 이후의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집중 실시하고 있다.
한편 입원환자 식대문제와 관련, 시민단체인 경실련은 입원환자 식대의 건보 적용은 좋은 제도이나 식사가격이 높게 책정됐다고 지적했으며, 산부인과 의사회 등은 산모식의 별도산정이 필요하다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식대 급여화 시행= 복지부는 지난해 4월 건정심을 열어, 입원환자 식대 급여화를 위한 환자식별 가격을 정하고 6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병·의원에서 제공하는 일반 기본식가격은 3390원으로 책정됐고, 식사의 질을 높일 경우 가산액을 붙여 최고 5680원이 되게 했다. 한편 환자는 기본식에 대해서는 식대의 20%, 가산금액에 대해서는 50%를 각각 적용토록 했다.
또 환자의 질병 특성에 맞춰 제공되는 치료식은 기본식을 4030원으로, 가산액을 붙일 경우 최고 6370원으로 정했다.
예컨대 한끼에 5680원인 식사를 할 경우 기본식 3390원에 대한 본인부담비용 680원과 가산금액 1145원을 합한 1825원을 내면 된다. 식대 가산금액은 환자가 메뉴를 선택하거나 병·의원이 직영하면 각각 620원, 영양사를 두면 550원, 조리사를 두면 500원을 추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같이 일률적인 식대 급여화 정책에 대해 병원계는 "원가에 비해 최고 1000원 이상 차이가 나, 식사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정부의 일률적인 식대 급여정책으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은 연간 수억에 이르는 경영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상반되는 정부와 병원의 평가= 정부는 지난해 건보 보장성 강화 방안의 하나로 식대 급여화 도입의 필요성을 논의, 입원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작년 6월부터 시행에 착수했다.
당시 병원계와 시민단체 등은 '무리한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야기해 결국 건보료 상승 등의 부담이 국민들에게 짐 지워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시행을 반대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03년 OECD 통계 결과 전체 의료비 중 환자 본인부담률이 42%로 환자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특히 지난 '04년 조사결과 식대는 비급여 중 20.7%를 차지하고 있어, 대표적인 부담 항목으로 건보 보장성강화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간 입원환자 식대 급여화를 시행한 결과, 실제 입원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환자식사는 질병치료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에서 환자식의 질 향상을 위해 병원이 일정 수준 비용 부담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병원계는 식대 급여화로 인해 받은 재정적인 피해가 생각보다 매우 크다며 식대 급여화 시행에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이다.
◇식대 급여화가 남긴 숙제= 복지부는 입원환자 식대 건보 적용을 위해 연 5000여억원이 넘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 환자들의 부담을 덜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처럼 막대한 건보 재정이 투입되는 식대 급여화 정책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3년만에 재정 적자가 야기됐다고 지적한다.
실제 건강보험 전문가들은 "식대 급여화로 인해 당초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의도가 희석돼, 장기만성병 환자의 퇴원기피가 생기는 등 왜곡된 의료이용 행태를 양산해 건보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가입자의 급여비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식대 급여화에서 보듯 정부가 돈 쓸 곳은 생각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혜택만 늘린 모습이라는 주장이다.
정부는 '05년부터 암과 심장병 환자 부담을 낮추고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등 수십 가지의 진료에 대해 연간 1조원 이상을 쏟고 있다. 특히 매년 5000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암환자 건강보험 지원 비율을 현재 64%에서 2015년까지 80%로 늘릴 청사진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식대 급여화로 인해 실제 막대한 건보재정 지출을 본격화하게 됐다. 식대 급여화보다 더 실질적인 국민건강 보장 증진사업을 심도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재정 악화의 주범이라고 비판받는 식대 건보적용은 병원 밥값에 부담을 느껴오던 많은 국민들의 염원이었으나 막상 식대가 지원되니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들린다"며 "하지만 식대 급여화는 OECD 대부분의 국가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고 국민들은 식대의 건보적용을 당연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