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잘먹어야 생명 연장된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수술도 받지 못한 채 항암치료만 받고 있는 김모씨(55,남). 김씨의 가족들은 항암치료 후 급격한 체중 감소와 면역력 약화로 차마 김씨를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애만 태우고 있다.
김씨와 같은 암환자들은 대부분 각종 화학요법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암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도 영향을 받아 탈모나 메스꺼움, 구토,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등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참아내야 한다.
이때문에 암환자의 63%가 영양실조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통계가 보여주듯이 환자들이 영양실조 상태에 이르면 수술 후 패혈증 등의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고 면역력과 폐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항암 치료를 견디기가 그만큼 힘들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영양 결핍을 막는 일이 암환자 관리에서 매우 중요하고 실제로 영양상태가 좋은 환자는 항암치료도 잘 견디고 더 오래 사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 뉴욕대 의대 전후근 교수는 지난해 '암환자의 식욕 부진과 영양상태' 심포지엄에서 "암 환자는 식욕이 떨어지고, 입맛이 변하며, 자주 구토를 하고, 메스꺼움을 잘 느껴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암으로 인한 장기 입원자는 암이라는 질병 외에 영양 결핍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의 영양과 체력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병원에서는 각종 항암치료로 식욕을 잃은 암환자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을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수액제를 주사하는 임시 방편보다는 음식물을 방금 씹어서 삼킨 듯한 반 유동체 상태의 영양 공급 제품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있어 소화기관으로 이를 투입하는 적극적인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암 환자들은 입맛 저하와 상관없이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고 이에 따라 오랫동안 양호한 상태로 체력을 유지하며 암과 싸울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약물치료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식욕을 돋우는 성분인 메게스트롤 아세테이트 제제(제품명:메게이스)가 암환자들에게 사용되면서 체중 증가와 암세포 전이율도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임상결과에 따르면 식욕이 극심하게 저하된 암환자 66명을 대상으로 이 약물을 복용토록 한 결과 44%의 환자에서 유의적으로 체중이 증가했으며, 암세포 전이율도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보령제약이 지난 2001년부터 '메게이스'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있는 이 약 성분은 현재 대원제약 등 4개사도 제품을 출시한 상태다.
'메게이스'를 예로 들면 투여 중 식욕 개선과 체중 증가가 관찰돼 식욕 부진, 악액질 치료에 쓰이기 시작했고, 식욕 부진 및 악액질 치료에 보다 효율적으로 투여하기 위해 현탁액으로 제형 변경을 함으로써 식욕 부진, 악액질에 적응증을 받아 발매하게 됐다.
그러나 메게이스는 '재발성 전이성 암환자'로 보험 급여 인정이 제한돼 있어 실제로 재발성 전이성(4기) 암환자 이외에는 적극적인 처방이 이뤄지지 못해 초기 암환자 등의 환자들의 투병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암환자의 보다 적극적인 투병과 삶의 연장과 동시에 환자의 존엄성 측면에서 급여 인정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윤철규 기자 okma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