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료 포털 대결, "국민은 헷갈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당신이 알고 싶어하는 건강에 관한 모든 것, 믿을 수 있는 건강정보’.
세계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고, 방대한 건강의료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메드라인플러스(Medline Plus)’가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미 국립의료원(NIH) 산하 국립의학도서관(NLM)이 운영하는 메드라인플러스는 원래 전문 연구자들이 즐겨보는 의학논문 관련 데이터베이스인 ‘메드라인’(Medline)의 대중화 버전으로, 일반 국민은 물론 의학 전문가들까지 두루 이용하는 세계 최대 건강의료 정보사이트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한국형 메디라인플러스’를 목표로 몇몇 건강의료 정보사이트가 추진되고 있다.
선두 주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건강 in’(http://hi.nhic.or.kr). 2005년 4월 오픈해 2년간 운영했던 ‘건강마당’을 업그레이드 해 훨씬 친숙하고 전문적인 사이트로 개편해 5일 문을 열었다.
여기에 맞서는 예비 주자는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코메드(Komed). 이름 그대로 한국형 메디라인플러스를 표방하고 있다.
오는 7월 첫 선을 보이는 국가보건의료정보센터(NHIC)에 맛보기(시범사업)로 ‘한국형 소비자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건강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칫 불필요한 경쟁과 중복투자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나가는 건보공단 '건강 in'=‘건강 in’은 국내 유일의 공공 건강보험기관(건보공단)이 운영하고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 짧은 기간에 국내 건강의료 정보사이트 중 가장 방대하고 비교적 공신력을 갖춘 자료를 축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이트는 최근 개편을 통해 건강정보의 양과 질 면에서 단연 국내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전문가의 평가를 거친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와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비만개선프로그램’의 경우 대한비만학회의 연구용역을 통해 다양하고 전문적인 단계별 비만 극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건보공단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나의 맞춤건강관리’에서는 자신에게 꼭 맞는 맞춤형 건강정보 서비스가 공급된다.
이와 함께 산모와 아기를 위한 임출산·육아정보, 의료기관을 선택하고 이용하는데 필요한 병원·약국 정보, 다빈도 질병·처치·수술·검사 등에 대한 전문정보 등을 비롯해 잘못 알려진 의학상식에 대한 건강속설 바로알기 등 전문성과 대중성을 한 곳에 담았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강정보 사이트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건강정보 질 평가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의료·건강정보 전문가로 구성된 ‘건강질병정보자문위원회’를 운영해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 콘텐츠 무장 복지부 '코메드'=복지부가 추진 중인 코메드 연구단은 ‘건강 in’과 비교하면 한참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사실상 첫 예산을 배정받아 시범사업을 시작해야 하는데다 2010년을 목표로 추진되는 중장기 사업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당초 사업예산으로 올린 20억원 중 실제로 코메드 연구단에 배정된 예산은 10분에 1에 불과한 2억9000만원. 17억원이 날아간 셈이다.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건강의료 정보사이트 사업에 대한 좀 더 면밀한 연구를 한 후 사업에 착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그만큼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실제 시행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메드 연구단은 이미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우선 코메드가 추구하는 한국형 건강의료 정보의 실체를 맛보기로 보여주기 위해 오늘 7월을 목표로 메드라인플러스 번역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단순히 미국의 건강의료 정보를 번역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체질과 체형에 맞는 건강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그 결과물을 국가보건의료정보센터(NHIC)에 올려 놓은 후 국민들의 평가를 통해 수정, 보완함으로써 향후 코메드의 방향을 잡아 나가는 작업을 올해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건강 in’과의 차별화 전략도 분명하다. 우선 메드라인플러스의 한국어판 개발과 관련, 이미 지난해 8월 미 국립의학도서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만큼 콘텐츠면에서 비교우위가 확실하다는 것.
650가지 이상의 건강관련 주제, 850개 이상의 기관, 1만5000개 이상의 권위있는 건강자원으로 구성된 메드라인플러스의 콘텐츠를 대한의학회 내 43개 분과학회의 도움을 받아 ‘한국형’ 모델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코메드 '무용론'?=일부에서는 중복투자를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기관을 비롯해 산하단체 등에서 서로 건강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나서면서 오히려 국민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보건의료정보화사업추진단 관계자는 “현재 건보공단, 보건사회연구원,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건강관련 콘텐츠는 각 기관마다 해당 업무와 밀접한 내용을 제공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부가 추진 중인 코메드의 경우 장기플랜인만큼 그 동안 해당 기관의 특성에 맞게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며, 향후 코메드가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면 각 기관에서 운영 중인 콘텐츠를 연동하거나 재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중복투자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코메드 사업 시행이 올해를 고비로 좌초되거나 대폭 축소될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대한의사협회의 한 임원은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관련 사업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건강의료 정보사이트 구축사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궁극적으로 ‘맞춤형 건강정보 제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코메드 사업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현재 입법과정을 밟고 있는 ‘건강정보보호 및 관리 운영에 관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가 뒷받침돼야 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메드 사업이 큰 축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정보화사업과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는 하나의 줄기사업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건보공단이 운영하는 ‘건강 in’에 대한 이용률 등 국민들의 반응이 높을 경우 코메드 사업에 대한 ‘무용론’이 대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태형 기자 kth@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