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세상읽기] 패스트푸드 추방과 ‘그린푸드 존’을 반긴다

박금자 편집위원실장

많은 나라에서 저 영양보다 문제되는 것은 과 영양이다. 그래서인가, ‘빈곤의 질병’이라는 단어는 없는데 ‘풍요의 질병’이라는 단어는 있다. 비만이 바로 대표적인 풍요의 질병이다.


풍요의 질병을 앓고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부자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IT산업 번성으로 경제성장 일로를 달리는 인도 같은 나라도 벌써 수년 전부터 풍요의 질병을 앓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이미 풍요의 질병 예후를 보여왔다. 더 많은 뚱뚱한 사람들을 더 자주 길거리에서 만나게 된 것이 보기 쉬운 예다. 그런데 우리 어린이들의 경우 1998년부터 2005년까지 7년 동안 조사해보니 비만률이 1.5배나 증가했다. 너무 뚱뚱하여 방문조차 드나들지 못하는, 이른바 ‘방안의 코끼리’로 불리는 사람이 많아, ‘살과의 전쟁’ 중인 미국에서 어린이들 비만률이 20년간 2배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 어린이들의 비만신장률은 너무 가파르다.


많은 나라는 비만을 개인의 문제로만 여겨왔다. 정부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매끼 식사를 감독할 방도란 없다고 인식했다.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입에 넣는 음식물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의 건강이 사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공적 문제인 것처럼 비만도 공적 문제의 성격을 띤다. 특히 어린이 비만의 경우 그렇다. 정부의 너른 역할 중에는 국민의 행복과 건강을 챙기는 일이 들어있다. 또, 다수의 국민 문제는 자연스레 공적 영역에 들어간다. 그러니 어린이 비만은 공적인 문제이다.


어린이 비만과 싸우기 위하여 가장 먼저 학교급식 보호법을 만든 나라는 미국이다. 학교 식당에서 패스트푸드를 추방하고 학교 안의 매점과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칩, 초콜릿 등의 판매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교육부와 협력하여 운동하기도 가르치기 시작했다. 현재 캐나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스코틀랜드, 인도 등도 초∙중∙고교에서 부분적으로 비슷한 조처를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 운동은 뺀 비슷한 조처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2010년까지 진행될 ‘어린이 먹거리 안전 종합대책’에 따르면 우선 2008년에는 학교 안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과자, 패스트푸드 판매가 금지된다. 또, 학교주변을 차량 속도를 제한하는 스쿨 존으로 설정한 것처럼, 학교주변의 가게에서 비위생식품을 쫓아내 학교주변이 건강한 음식들만 들어선 구간이 되도록 학교주변을 그린푸드 존으로 설정한다.


식약청은 이 어린이 비만대책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해왔다. 그러니 준비기간이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일부 단체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그린푸드 존 같은 경우 아이디어는 신선하지만 집행과 감독이 잘 될까 의심스럽기도 하다. 아직 관련부처인 교육부와의 구체적 협조체제도 안 세운 것인지 발표한 적도 없다.


그러나 어린이 비만대책은 시행시기를 더 늦춰서는 안 된다. 집행과 감독이 불안한 사항은보완해 가며 시행하면 된다. 구체적인 협조체제는 빠르게 구축하면 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많은 나라가 어린이 비만 조처를 일부 학부모들 반대, 일부 어린이들 저항 속에 밀고 나가는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패스트푸드는 비만, 충치, 당뇨, 특정종류의 암, 성장저해, 극도의 긴장, 심장혈관질병, 홀몬 이상균형 등에 작용한다.”는 의학자들의 지적을 돌아보아야 한다. 둘째, 건강한 음식으로 만든 아침과 점심이 우리의 마음을 탄탄하게 만든다는 연구결과도 다시 음미하여야 한다. 뿐인가? 미 코넬대학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잘못된 식사는 국어와 수학 공부 어려움과 직결된다. 그리고 바른 식사를 한 어린이들이 정말로 더 침착하고 차분했다.


시행시작 시기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는 식약청의 ‘‘어린이 먹거리 안전 종합대책’을 반긴다. 아울러, 관련 시민단체는 대책의 미비점, 실효성 등을 제기하는 역할뿐 아니라 필요성을 알리는 데 협조하고 시행 후에는 관찰과 점검 같은 역할도 할 수 있기 바란다. 많은 나라에서 이 문제에 관한 한 시민단체들이 문제제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크게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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