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시간 '빨리빨리', 비만 부른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직장인들에게 점심시간은 꿀맛 같은 휴식을 제공함과 동시에 시간에 쫓겨 급한 마음을 가지게도 한다.
사람으로 북적북적한 식당에서 한가하게 식사를 하는 것은 쉽지 않고 식당에 사람이 많을 경우 식사하는 시간보다 오히려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이 흐르기 때문. 또한 잠깐 동료와 얘기라도 하려하면 시간은 부족하기만 하다.
이에, 빠르고 쉽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를 선택하거나 일반 음식을 먹더라도 속도를 내서 급히 먹게 되는 상황이 종종 일어난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이 작년 서울 및 분당지역 직장인 1289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식사습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식사시시간이 10분~15분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응답자의 49%인 623명, 5분~10분은 22%인 289명, 5분 이내에 식사를 마친다는 사람도 15명으로 나타난 바 있다.
즉, 조사결과에 의하면 무려 72%의 직장인이 15분 이내에 식사를 마친다고 응답한 것.
또한 하루 세끼 중 식사시간이 30분 이상인 경우가 몇 회 정도 되냐는 질문에는 64%인 819명이 전혀 없다고 응답해 대부분의 직장인이 식사를 쫓기듯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급하게 식사를 하는 습관은 특히 비만과도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포만감을 인지하는 호르몬이 식사 후 약 15~20분 후에 나오므로 이 시간 전에 식사를 끝낸다면 많이 먹어도 배부르다는 느낌이 덜하기 때문에 식사를 더 많이 할 수 있다.
더불어 소화 과정에서 나오는 음식을 분해하는 타액 등이 충분히 나오지 못해 같은 성분이라도 지방으로 갈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가천의대길병원 가정의학과 이규래 교수는 “급하게 먹으면 음식의 흡수, 소화 등의 과정이 충분히 제 역할을 하기 전에 이미 음식이 축적되기 때문에 쉽게 비만해 질 수 있다”고 충고한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위장에서 분비되는 식욕을 느끼는 호르몬인 그렐린(ghrellin)도 식사 속도가 빠르면 분비가 촉진돼 더 빨리 배가 고파질 수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으며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렙틴 역시 먹는 속도에 좌우된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빠른 식사를 유발하는 부드러운 음식도 쉽게 살을 찌게 한다.
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김상만 부교수(HL 클리닉)는 “사람이 빨리 먹을 수 있었던 것은 가공식품이 나오면서부터”라며 “쉽게 넘어가는 가공 음식 같은 음식들은 소화 과정에서 생기는 열량을 줄이게 된다”고 설명한다.
즉, 위장 자체도 소화를 시키면서 열량을 소비하는데 생식처럼 소화기에서 운동을 많이 해야 하는 음식은 위장 등에서의 운동이 많이 필요하고 이에 위장이 더 많은 열량을 소비하는 반면 쉽게 넘어가는 음식은 상대적으로 위장운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쓰는 열량이 많지 않다는 것.
부드럽게 넘어가는 밀가루 음식 같은 경우, 위장 운동 중에 소비되는 열량도 적을 뿐 아니라 소화기관의 일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에 소화기능의 퇴화도 부를 수 있다.
따라서 김 부교수는 “천천히 먹는 습관도 중요하지만 되도록 가공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빨리 먹는 식습관은 위염 등의 다른 질환들도 유발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급하게 식사를 하면 자연히 음식물을 충분히 씹지 않고 삼키게 되고 음식물과 함께 많은 공기가 위장으로 들어가면서 위장이 확장돼 위식도 역류 질환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얼마 전 미국의 한 대학에서는 30명의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9분간의 빠른 식사를 한 그룹과 29분 동안 식사를 한 그룹을 분석한 바 있다.
결과에 의하면, 같은 파스타를 먹었음에도 9분 동안 먹은 여성들은 평균 646kcal를 섭취한 반면 음식을 씹는 동안 포크를 내려놓으며 29분간 식사를 한 여성들의 평균 섭취 열량은 579kcal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하루 세끼를 천천히 먹으면 210kcal 정도의 섭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식사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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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고은기자 eunise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