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학부모를 위한 입학철 적응요령>
아침 후 화장실 보내고, 평소보다 수면시간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초등학교 입학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은 들뜬 마음으로 입학 날짜를 기다리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보통 처음 조직생활과 규율을 접하는 초등학교 신입생들은 첫 1~2개월 동안 적응기간을 거친다. 이때 상당수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생이 흔히 겪게 되는 문제와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전문가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칭찬으로 편식을 줄여주세요 = 엄마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시 자녀의 먹거리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급식을 하기 때문에 평소 편식이 심한 어린이들은 좋아하는 음식만 골라 먹거나 심지어 점심을 거르기도 한다. 이렇게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면 하교 길에 입에 맞는 과자나 불량식품을 사먹는 등 잘못된 식습관에 길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평소 식사 때마다 부모가 밥을 먹여주었던 어린이들은 식사시간에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음식으로 장난을 치는 등 다른 아이들의 식사를 방해하기도 한다.
때문에 집에서 편식을 하던 어린이는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점심은 맛있었니?"라고 자연스럽게 물어보면서 그날의 식단을 점검하는 게 좋다. 평상시 안 먹던 음식을 먹었다면 칭찬해주고, 양이 부족하다 싶으면 군것질을 하지 않도록 맛있는 간식을 준비한다.
집에서 식사할 때는 싫어하는 음식을 먹도록 강요하지 말고 요리법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어린이가 스스로 조금씩 먹는 양을 늘려가도록 돕는다. 식사시간에는 TV를 끄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어린이가 자연스레 식사 예절을 익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 아침 식사 후에 화장실 가도록 챙겨주세요 = 먹는 것 다음으로 아이가 가장 큰 변화를 겪는 것은 화장실 문제다. 늦잠을 자던 어린이들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침시간이 정신 없이 분주해진다. 아침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화장실 가는 일도 종종 빼먹게 된다.
학교에서 화장실을 가는 일 역시 새내기 아이들에게는 편한 일이 아니어서 대변을 참는 버릇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제때 변을 보지 못하고 참다 보면 변비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변비로 고생하지 않게 하려면 등교 전 집에서 화장실 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에 조금 더 일찍 일어나 밥을 먹고 화장실 갈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다.
보통 식사 후에 변의가 생기기 때문에 아침식사 후 30분 안에 화장실에 다녀오는 게 가장 좋다. 아침에 변을 보지 못했을 때는 저녁 때라도 부모가 함께 화장실에 가주는 등 자상하게 챙겨야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학교에 갈 때 입고 벗기 편한 옷을 입히는 것도 화장실을 편하게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어린이가 배변 시 고통을 호소하고 대변이 너무 딱딱하다면 변비가 생겼을 수 있으므로 소아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아보는 게 좋다.
◇ 평소보다 수면시간 늘려주세요 = 평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던 어린이들은 입학 후 등교 시간을 맞추느라 수면 부족으로 지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도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신경을 써서 더 피곤해한다.
특히 걸어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집 앞에서 유치원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때와 달리 걷는 거리가 늘어나면서 다리가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하거나 코피를 자주 흘리기도 한다.
이처럼 어린이가 피곤해하면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하거나, 학교에서 돌아온 후 짧은 낮잠을 재우는 게 좋다. 낮잠을 너무 길게 자면 밤에 일찍 자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1시간 내외로 짧게 재운다.
아이가 다리 통증을 호소할 때는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가볍게 주물러 주면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코피를 흘릴 때는 얼음주머니나 찬 물수건을 코에 대주고 고개를 숙인 채로 코 맨 앞쪽을 5분 정도 눌러 지혈해 준다.
만약 코피를 흘리는 횟수가 너무 잦고 양이 많거나, 다리 등 다른 부위에 자주 멍이 든다면 소아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 학교 생활에 대한 대화를 나누세요 =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는 정해진 자리에 앉아 일정 시간을 수업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수업에 대한 압박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학습지 과외를 시작하거나 학원까지 다니다 보면 스트레스는 더욱 커진다. 사회성이 부족한 어린이들은 낯선 환경과 친구와의 갈등으로 등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 같은 스트레스는 복통, 두통, 신경질, 불면증과 같은 형태로 주로 나타나는데 그냥 방치하면 탈모나 틱장애, 우울증, 학습장애 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스트레스 질환을 예방하려면 무조건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다. 부모가 여유를 갖고 자녀를 대해야 하는데 가능한 3, 4월은 학교 공부에만 적응할 수 있도록 학습지나 학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좋다.
이화여대 소아과 서정완 교수는 "아이가 학교에서 기분이 좋지 않은 채 집에 돌아왔을 때 부모가 "너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친구들이랑 싸웠니?" 하면서 다그치듯 물어 보는 것은 금물"이라며 "이렇게 하면 오히려 어린이가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하거나 더욱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럴 때 밥을 먹거나 산책을 하는 등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면 어린이들은 편하게 그날 겪은 일을 늘어놓기 마련이라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어린이와 대화를 나눌 때는 학교 생활에 공포감을 느끼지 않도록, 학교는 즐거운 곳이고 친구관계도 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해 어린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원인을 알게 되면 선생님께 이 사실을 말하고 적절한 도움을 청하는 것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대한소아과학회 전문위원 서정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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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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