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수엔 ‘항생제’ 먹는물엔 ‘우라늄’
한강 등 국내 4대강 유역의 하천수에서 항생제 등 의약물질 13종이 검출돼 환경영향이 우려된다. 이중 항생제 등 3종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국 24개 농어촌 마을 상수도에서는 자연방사성물질이 외국기준치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방사성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위암이나 폐암 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하천수에 항생제=21일 국회 환경노동위 단병호 의원(민노당)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하천수에는 국내에서 많이 생산·소비되는 의약물질 17종 중 13종 성분이 잔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용은 설파메톡사졸 등 항생·항균제 6종, 인체용은 항생제인 린코마이신, 진통해열제인 아세트아미노펜, 소염제인 이부프로펜 등 7종이었다.
이중 FDA 기준으로 하천수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농도(1μg/ℓ)를 초과한 약물은 조사대상 40개 지점 중 7개 지점에서 나온 린코마이신과 이부프로펜, 설파메타진 등 3종으로, 약 3배 초과했다.
하수처리장 유입수의 경우는 더 심각했다. 조사대상 17종 중 16종이 검출됐는데, 처리를 마친 방류수에서 여전히 13종이 검출됐다. 현재의 환경시설로는 의약물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항생제 등 의약품은 소변으로 배출되거나 하수구에 버려지고 있으며, 가축사육 농가의 항생제 남용도 문제로 지적돼왔다.
단의원은 “국내 유통되는 의약품은 1만6000여종이나, 아직 규제기준이 없고 노출실태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조사에서 나타난 항생제 검출농도가 생태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올해 중 다시 정밀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지하수에 방사성물질=지하수의 우라늄, 라돈, 전알파와 라듐 등 자연방사성 물질 함유 실태도 21일 밝혀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조사한 마을상수도 79개소 등 전국 93개 지하수를 조사한 결과 장기 섭취시 폐암·위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라돈은 24개 지점에서 미국 먹는 물 제한치(4,000pCi/ℓ)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중 22개 지점은 농어촌 주민들이 식수원으로 이용하는 마을 상수도였다.
또 경기 이천시 대월면 마을 상수도에서는 신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우라늄이 미국 먹는 물 기준(30μg/ℓ)을 54.6배 초과해 음용 중단조치가 내려졌다.
반면 전알파와 라듐은 모든 조사지점에서 미국 먹는 물 기준치 이내로 검출됐다.
자연방사성물질에 대한 국내 관리기준은 아직까지 없는 실정으로 지질별 함량조사에서 우라늄은 화강암지역에서, 라돈은 화강암·변성암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환경부는 향후 먹는 샘물 등 대규모 지하수 이용시설에 대해서는 개발단계부터 라돈 함유량에 따른 대처요령 등의 관리매뉴얼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