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시럽 형태 건강기능식품, 오·남용 우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아이들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껌, 시럽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금까지는 약이나 가루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식품과 구분이 쉬웠지만, 형태 구분이 없어질 경우 자칫 음료수로 잘못 알고 과다 복용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기능식품의 제형구분에 관한 규정을 삭제해 건강기능식품도 일반식품의 형태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5일 입법예고했다.


정제·캅셀·분말·과립·액상·환 등 6가지 형태로만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도록 한 규정이 현실에 맞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신제품 개발에 장애가 된다는 관련업계 및 학계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이와 함께 방문판매원의 건강기능식품 판매업 신고 절차도 간소화했다. 앞으로는 판매원 자신이 각각 판매업신고를 하던 것을 바꿔 판매업자가 판매원의 명부를 일괄적으로 행정관청에 제출하는 등 현실에 맞게 조정한 것.


또 지금까지는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업·수입업자에게만 신청자격이 주어졌던 건강기능식품 기준·규격 또는 원료·성분 인정의 경우, 유통전문 판매업자도 가능하게 개선했다. 그동안은 제조시설 또는 수입업자가 아닌 연구소와 판매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 우회 신청을 해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형구분을 삭제해 다양한 기능성 신소재·신제품 개발을 쉽게 함으로써 건강기능식품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강기능식품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규제정책의 방향이 활성화 쪽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한 해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생산가를 기준으로 한 정부통계는 국내 제조 6800억원, 수입 5300억원으로 1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미양행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의 계속된 요구사항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다”면서 “그동안 식품이 아닌 사실상 의약품으로 간주되면서 규제가 심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제조사 입장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의 개발 범위가 크게 넓어진 만큼 전체 시장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활성화 정책을 두고 업계 내부에서조차 우려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분명히 반길만한 정책이지만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과자 등의 형태로 건강기능식품을 팔 경우 과다 섭취로 인해 자칫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과자나 음료수 등의 형태로 판매될 경우 각종 기능성 첨가물을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의 특성상 주의사항 등에 대한 사전교육과 홍보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제조 형태를 다양화할 경우 건강기능식품의 본래 목적인 기능성이 다소 떨어지는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문제도 숙제다. 현재의 정제, 캅셀, 분말 등은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을 가장 극대화하는 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


이밖에도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속여 판매하는 피해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형태까지 일반식품과 똑같이 만들 경우 그 피해가 급증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당장 시장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책변화에 따라 우려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업계와 정부가 함께 의견을 모아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태형기자 kth@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