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직장인' 2천만 건강시장 바꾼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돈을 벌려면 건강을 잡아라!’
아침을 거르는 20대 370만명, 피곤한 직장인 2010만명, 성인 비만인구 40만명. 이들을 잡아야 돈이 보인다. 올해 기업경영과 상품개발 계획을 짜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정부 정책 담당자들이 명심해야 할 테마다. 무엇보다 이들은 이미 새로운 시장을 만들면서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통계청 정책홍보담당관실 김선옥 과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업의 마케팅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회의 구조적 변화는 물론 소비자들의 미세한 라이프스타일 변화까지 속속들이 읽어내야 한다”면서 “주요 사회 및 인구통계 속에 숨어 있는 국민 생활 변화는 새로운 소비자와 시장을 찾는데 매우 유용하다”고 밝혔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블루슈머 6’을 중심으로 건강 테마가 이끌고 있는 새로운 시장을 점검해봤다.
◇아침 'NO', 아침대용식 'YES'=먼저 ‘20대 아침 사양족(Hungry Morning)’. 이들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침배달서비스를 비롯해 아침용 건강음료, 즉석죽, 컵 스프, 포장용 조각케익, 생식용 두부, 커피전문점의 모닝세트 메뉴, 떡전문점의 아침떡 메뉴 등을 만들어냈다.
통계청의 ‘2006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20대 인구 2명 중 1명(49.7%)은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20대 인구가 약 746만1000명으로 그 중 절반인 370만8000명이 아침식사를 건너뛰고 있는 셈이다.
아침을 거르는 30대가 34.8%, 40대 23.5%, 50대 16.6%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15~19세 청소년 중 아침을 먹지 않는 비중이 35.2%인 것과 비교해도 14.5%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처럼 아침을 거르는 20대 남녀는 증가하고 있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젊은층을 위한 간편한 ‘아침밥 대용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는 한층 커질 전망이다.
해태음료 장성혜 브랜드매니저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아침식사 대용식품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아침대용식 중에서도 건강에 좋은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이 향후 전체 식음료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피곤한 2천만 직장인, TV 버렸다=직장인 10명 중 9명은 일이 끝난 뒤에도 ‘피곤함’을 호소한다. 일명 ‘피곤한 직장인(Weary Worker)’이다. 이들은 최근 인기가 높은 차(茶) 전문점, 마사지숍, 스파, 요가, 아로마테라피, 팬션여행, 스트레스 클리닉의 높은 이용률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마라톤, 댄스 스포츠 등 ‘운동 열풍’을 선도하는 주력부대다. 문화관광부가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소장 김선진)에 의뢰해 실시한 ‘2006년 국민 생활체육활동 참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국민의 20.5%가 운동 및 스포츠 활동으로 여가시간을 보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무려 20년만에 운동이 TV시청(18.1%)을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피로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직장인들의 고군분투는 생활 패턴까지 바꿔놨다.
통계청의 ‘2004년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89.1%가 “업무가 끝난 후 피곤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숫자로 환원하면 무려 2010만명에 달하는 인구다. 이는 1999년 조사(85.4%) 때보다 3.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주5일제 실시 후 직장인의 육체적 노동시간을 줄어든 반면 피로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로의 상당부분은 육체적 피로보다 경쟁 심화와 장기적인 경기불황, 고용불안, 노동강도 증가 등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이같은 피로의 증가는 직장인들의 휴식에 대한 적극적인 욕구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박재항 소장은 “앞으로 직장인들은 노동시간은 줄어도 정신적 피로도는 증가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스트레스 해소산업이 더욱 확대되고,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시에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산업군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찐 한국인, 무지방·무칼로리 인기=한국 사회를 바꿔 놓을 또다른 건강테마주는 ‘살찐 한국인(Heavy Korean)’이다. 지난해 복지부가 내놓은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보면 우리나라 비만인구는 10년 전보다 남자는 2배, 여자는 1.3배 증가하면서 전체 인구의 32.4%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살찐 한국인은 먹는 즐거움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살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무지방, 무칼로리 식품시장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식음료 업계의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떠오른 혼합차, 저칼로리 면, 무지방 우유 등 상당수가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거의 없는 제품들이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지표’에는 2005년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지방질 공급량이 88.6g으로, 전년의 85.8g보다 2.8g이 증가한 것으로 나와 있다. 2000년(80.1g)과 비교하면 10.6%, 1980년(36.6g)과 비교하면 무려 142%가 늘어난 수치다. 또 2000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국민 1인당 하루 총열량 공급량은 2003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2005년에는 3014㎉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방질 섭취량과 칼로리 공급량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웰빙과 웰루킹(Well-looking
·건강과 아름다움 동시 추구) 트렌드의 영향으로 날씬한 몸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욕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신세계 이마트 가공팀 김윤아 팀장은 “무칼로리에 가까운 녹차, 혼합차 등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작년 차음료 매출액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면서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음식점의 칼로리 표시제, 식품업계의 트랜스지방 표시제 시행 등으로 올해 무지방, 무칼로리 상품시장은 작년보다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형 기자 kth@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