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다이어트 담석·지방간 유발


■ 각종 소화기계통 질환의 원인·증상 예방법
매일 술·담배 함께하면 식도암 발병 위험 150배
가벼운 역류성 식도염 식이습관 개선 치료효과

공작기계 부품업체 총무부 차장 김형우(40·가명)씨. 최근 갑작스레 불어닥친 구조조정 바람에다 자신의 부장 승진 심사까지 겹치면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찍힌' 직장 동료들을 달래느라 밤 12시 넘어까지 술을 마시는 일이 매일 이어지고 있고,끊은 지 1년 넘은 담배도 다시 입에 물었다. 지난주부턴 입술이 부르트더니 속이 쓰리고,이틀 전부턴 혈색변도 나오기 시작했다. 회사도 회사지만 당장 자기 몸부터가 위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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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당하는 직장인들의 위장

지역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직장인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커지는 것은 물론 성과관리제나 새로운 경영시스템 도입 등으로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이들도 많다.

자연히 늘어나는 것은 담배와 술,그리고 체중.

그중 담배는 식도암,위암,췌장암과 같은 소화기암을 불러일으키는 데다 역류성 식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및 궤양으로 인한 장천공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젊은 나이에도 많은 십이지장궤양은 흡연이 치유율도 떨어뜨린다. 십이지장궤양을 약물치료한 경우 비흡연자에서는 95%가 치유된 반면,흡연자에서는 63%만 치유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술도 마찬가지. 흔히 마시는 양인 소주 한병 정도에도 장 점막이 손상을 받고 위염,위점막 출혈,위궤양이 생길 수 있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도 소화기암의 주요 요인.

항운병원 금동주 진료부장은 "구강암이나 식도암의 약 25~68%는 알코올과 연관이 있다"고 말하고 "특히 하루에 6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은 구강암 위험도가 6.2배,식도암 위험도가 5.8배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술과 담배를 함께 하면 강력한 상승작용을 한다. 매일 소주 1.5병을 마시고 담배 10~30개피를 피우는 사람은 식도암에 걸릴 위험성이 담배와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이에 비해 150배나 높다. 술자리에서 담배를 함께 피우는 것은 어쩌면 몸에 시한폭탄을 설치해두는 것과 다르지 않은 셈이다.

신물이 올라온다고요?

직장인들이 경험하는 소화기 장애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역류성 식도염. 가슴이 쓰리거나,위산 즉 신물이 역류하는 것이다. 식도에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하고,가슴이 화끈거리기도 한다.

위와 식도 사이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역류성 식도염은 식도의 협착이나 궤양을 유발하기도 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식습관과의 관련성도 많다. 불규칙한 식습관이나 과식,늦은 식사(취침 3시간 전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가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오렌지주스 초콜릿 등의 단 음식,탄산 음료,매운 음식,지방식 등은 식도 점막을 자극해 증상을 일으키기 쉽다. 단 심하지 않은 역류성 식도염은 식이 습관만 개선해도 치료될 수 있다.

그러나 내시경 검사 등을 해봐도 '이상이 없다'고 나온 경우,대개는 '신경성'이라는 애매한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자세히 조사해보면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 대부분인데 스트레스가 해결되면 소화장애,복부 팽만감,복부 통증,변비,설사와 같은 증상이 치료되는 경우도 많다.

고신대 복음병원 외과 이상호 교수는 "술 담배는 물론 과식 등을 일삼는 중년 직장인들의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면서 "위암은 속쓰림이나 상복부 불쾌감,체중 감소,빈혈증세,그리고 때때로 복수가 차올라오거나 항문 막힘,목부위 림프절이 만져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런 사전 증상 없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나친 다이어트도 병을 부른다

무절제한 식습관이나 잦은 흡연,음주 등은 체중,특히 복부 비만을 늘려 각종 성인병이나 대사증후군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따라 다이어트를 시작하는데,지나친 다이어트는 몸의 영양상태에 불균형을 초래하여 소화불량은 물론 구역질,구토,복통,변비와 같은 소화기 증상을 일으키기 쉽다. 더 심해지면 우울증에 거식증이 생겨 사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는 담석이나 지방간을 일으킬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다.

담석의 주요 성분인 콜레스테롤이 체중이 감소하면서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대개는 담즙이 더 빨리 줄어들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양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지게 돼 콜레스테롤 결정체인 담석이 더 잘 생긴다는 것이다.

지방을 낮게 함유한 초저열량 다이어트의 결과,대상자의 25%에서 담석이 형성됐다는 보고도 있다.

이와 함께 지방간은 대개 비만한 사람에게 많지만,다이어트를 하면 지방 조직에서 간으로 유입되는 것이 더 빨라져 지방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항운병원 금동주 진료부장은 "지나친 다이어트나 체중 감소와 체중 증가가 반복되는 요요현상에 빠져들면 차라리 다이어트를 안 하고 안정된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보다 질환에 걸릴 확률과 사망률이 높아진다"면서 "무리하지 말고 서서히 음식량을 조절하면서 운동을 병행해야만 체중조절은 물론 소화기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성철기자 cheol@busanilbo.com
도움말=고신의대 이상호 교수,항운병원 금동주 진료부장(소화기내과 전문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