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샐러드 빠진 “말만 표시제”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정부가 올해부터 음식점 내 쇠고기 원산지표시제를 의무화했지만, 일선 음식점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의 경우 원산지 표시 범위를 혼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햄버거 등에 들어가는 쇠고기 스테이크는 원산지 표기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을 중심으로 “말만 원산지 표시제”라며 정부정책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말 개정된 식품위생법에 따라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는 영업장 면적이 300㎡ 이상의 대형 음식점에서 갈비나 등심 등 구이용 쇠고기에 한해 표시의무화를 올해부터 전격 시행했다. 이를 위반한 영업장에서는 행정처분과 함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당초 복지부의 계획은 국민들이 한우와 수입산고기를 혼동하기 쉬운 식당에 1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목표였지만, 정작 국민들은 원산지 표기를 모든 수입산 쇠고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혼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표기를 이행해야 하는 영업장에서는 그 동안 제공된 쇠고기가 한우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골고객의 이미지 훼손방지 차원에서 표시를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에서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K모씨는 “수입산 고기로 단가를 낮췄고, 맛도 인정받은 터라 막상 원산지를 표기하게 되면 식당 이미지에 적지 않은 피해로 손님이 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라고 토로했다.


쇠고기 원산지표기가 의무화 됐으나 한우를 구이용 재료로 사용하지 않았던 사업장에서는 표기를 꺼린다는 것.


지방자치단체의 식품위생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관련책자와 리플렛을 통해 해당업소에 일일이 방문해 홍보와 계도를 시행했지만 사실상 이행사업장이 많지 않아 정부 시책에 따라 1월~2월은 홍보기간으로 정해 꾸준한 계도를 진행할 예정이며 3월 정도에 본격적인 단속을 이행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쇠고기 원산지 표기는 유예기간 없이 정부가 추진한 정책이라 업소의 이행실적 미비와 일정 조리법과 영업장 규모를 제한함에 따라 국민들의 혼선이 동시에 일고 있는 상태다.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황선옥이사는 “소비자가 어느 정도의 식당규모와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영업장에서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며, 의외로 수입 유통되는 돼지고기도 많기 때문에 소고기와 함께 조리방법에 여하를 불문하고 육류취급 원산지는 모두 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차원에서 시행한 정책이라면 국민의 입장에서 구분이 쉬운 방법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


황 이사는 “정부가 방침으로 정한 해당 영업장의 실질이행 여부와 육가공 유통질서확립에 따른 산업발전에 기여여부를 소비자단체에서도 자체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지난해 업소의 메뉴판 변경이라든가 원산지 표기와 관련해 소요되는 비용과 업계의 실정을 고려해 영업장 면적을 300㎡ 이상으로 제한했다.


원산지 표시가 일정 사업장 규모로 제한돼 현실적으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


복지부 식품정책팀 최기호사무관은 “휴계음식점으로 분류돼 햄버거, 피자, 핫도그 등을 판매하는 업소보다는 소비자를 한우라고 인식하기 쉬운 구이용을 쇠고기를 판매하는 일반식당을 대상으로 했다” 설명했다.


수입산 쇠고기 단가가 싸기 때문에 한우를 속일 수 있는 영업장은 일반식당이 대부분이라는 것.


최 사무관은 “원산지 표기가 시행 된지 보름밖에 지나지 않아 표기 기준경계에 대한 업계의 문의가 이어지는 단계이며 6개월 정도 시행 후, 제도보완을 실시할 계획이며 안정된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적어도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쇠고기 원산지 표시 대상은 생육 또는 양념육을 조리·판매하는 구이용이며, 샐러드류 또는 면류, 햄버거 등과 같이 쇠고기 이외의 재료로써 빵과 야채 등이 재료가 포함된 메뉴는 표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등심, 안심 스테이크처럼 순수 구이용으로만 제공되는 음식인 경우는 표시범위에 해당된다.


한미영 기자 hanmy@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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