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A형 간염, 손만 씻어도 예방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손 씻기. 이 작은 실천 하나가 인체에 주는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급성간염을 일으키는 A형 간염이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증, 손 씻기의 위생적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특히 위생상태가 나쁜 후진국에서 흔한 것으로 알려진 A형 간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손을 통한 1차 감염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희의료원과 한림대의료원 공동연구팀이 A형 간염환자를 조사한 결과, 2001년 38명에서 2006년 306명으로 약 8배 증가한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A형간염 환자수는 8배 가량 급증했다. 특히 20, 30대 젊은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5년간 입원환자 846명 중 20대 환자가 395명(46.7%), 30대 환자 273명(32.3%)으로 집계됐다. 주로 젊은이들 사이에 유병률이 두드러진 셈이다.
A형간염 젊은이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의학계는 국내 A형간염이 선진국형으로 변화한 탓이라고 본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김병호 교수는 "위생환경이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발생하는 A형간염을 앓고나면 항체가 생겨 재발하지 않는다"며 "때문에 40, 50대 이상 세대는 대부분 항체보유율이 100%에 가까워 간염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즉, 40대 이전 세대는 주거환경 개선에 따른 위생상태 호전 덕에 A형간염을 접하는 경우가 없으므로 항체가 없는 반면, 젊은층은 학교나 군대 등지에서 단체생활을 하면서 A형간염에 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A형간염은 만성 간염을 일으키는 B형이나 C형과는 달리 주로 급성간염을 일으키므로 치료 후 예후가 좋다.
하지만 일단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난 후 1~2주째까지는 식욕이 떨어지고 속이 메스껍거나 가벼운 감기처럼 근육통, 미열 등 비특이적 증상만 일으키기 때문에 이때까지는 간염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1주 정도 경과하면 소변색이 붉어지고 황달증상이 나타나 그때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김교수는 "A형간염은 대개 1~2개월에 걸쳐 자연회복이 이뤄지나 심한 경우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며 "예전 같지 않게 몸에 경미한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림대 성심병원 소화기내과 한태호 교수는 "요즘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A형간염은 증상이 매우 심각해 입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며 앞으로 발생빈도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생상태가 더욱 개선되고 경제가 더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사회적 증상이 더욱 일반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A형간염 치료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해 볼 때 A형간염 예방접종을 기본 접종제로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교수의 분석대로 A형간염은 위생상태가 비교적 개선된 소아기에는 감염 기회가 줄어든 반면, 항체가 없는 청소년과 성인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성인층 집단 감염이 늘어나고 감염 연령은 높아져 현증 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인제대의대 서울·일산백병원 소아과학교실과 진단검사의학과 교실이 A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양성률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입증됐다. A형간염이 선진국형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뒷받침 하고 있다.
조사 결과, 10세 이하 아동의 항체보유율은 10%, 10~20세 20%, 20~30세 40%로 청소년 대부분에게는 항체가 없으므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A형간염 바이러스가 선진국형 역학 구조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현증 감염이나 집단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생관리 및 위험군 선정을 통한 수동면역은 물론이고 예방접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A형간염 환자의 바이러스는 대변을 통해 전파되나 대변으로 유출되는 바이러스 양이 적기 때문에 일반적인 위생관리로 충분히 전파를 막을 수 있다. 격리 등은 불필요하다.
따라서 젊은층의 A형간염 전염을 막으려면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한교수는 "A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위생이 중요하다"며 "식사 전이나 화장실 이용 후 손을 씻고 식수를 조심하는 등 기본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A형 간염 환자의 물건은 햇빛에 잘 말려 살균 소독하고, 음식을 1분 이상 끓여먹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정은지기자 jej@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