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두고 포개두고' 살균기 속 컵은 세균 번식 중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식당에 있는 컵이나 수저, 그릇 등은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손과 입을 닿게 된다. 이 때문에 요즘은 대부분의 식당에서 청결과 위생을 위해 자외선살균소독기를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컵, 그릇 등은 내용물을 담는 움푹 들어간 부분에 살균소독이 잘 이뤄져야 하는 만큼 배치가 중요한데 엎어두거나 포개놓은 경우가 많아 살균소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바쁜 식당에서 일일이 점검하기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이러한 컵의 배치는 살균소독의 효과를 받을 수 없으며 오히려 세균이 더욱 번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외선살균소독기는 공중위생 및 식품업체의 시설비용 측면에 반드시 필요한 기기로써 컵, 그릇 등 소독시킬 기구의 상태 및 배치 점검과 더불어 효율적인 사용이 중요하다.


◇엎어두고 포개두고, 살균소독 잘 되나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강남에 한 식당,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한 손님은 “밥을 먹으러 찾는 식당 중 소독기 안에 컵이 엎어져 있거나 포개져 있는 곳이 많다”며 “컵은 입에 닿는 곳이니 만큼 살균이 잘 돼야하는데 이럴 경우 안심하지 못한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점심, 저녁 바쁜 시간대에는 손님이 사용할 컵이 부족하지 않도록 불가피하게 포개놓은 경우가 많다”며 "컵을 건조시키려면 시간이 오래걸려 소독기에 넣을 때 물기를 빼기 위해 엎어놓기도 한다"고 이유를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외선살균소독기가 컵을 건조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이미 건조시킨 컵을 살균소독 해 주는 기기로써 물기가 있는 컵을 소독기에 넣는 것도 위생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물기나 습기가 있는 컵은 살균효과가 떨어지고 오히려 대장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


실제 지난해 식약청이 서울 및 경기시내 140여 곳의 식품접객영업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외선살균소독기 사용실태’ 결과에 따르면 컵을 겹쳐서 넣는 경우가 전체의 50.7%, 컵 내부가 자외선이 닿지 않게 엎어 놓는 경우가 39.3%, 건조 전 상태로 식기류를 넣는 경우가 77.1%로 나타나 관련 업자들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인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자외선 직접 닿지 않은 곳은 살균 안돼


자외선은 전자기의 낮은 에너지형태로 미생물의 세포를 파괴하는데 소독용 자외선은 보통 254 nm 파장에서 빛의 95% 가량을 방출하는 낮은 압력의 수은증기밸브에서 생성되며 15W 살균램프의 20cm 거리에서 1분 정도면 대장균이 사멸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자외선의 살균력이 알려지면서 가장 살균력이 강한 2500∼2800Å의 파장을 내는 자외선 살균전등이 식품업계에서는 집단급식 시설이나 조리대 등의 살균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정작 컵 등 기구의 잘못된 배치로 살균소독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부회장(서울대병원 감염관리실) 오향순 교수는 “자외선의 살균효율은 조사거리, 빛의 강도, 조사시간, 온도, 풍속 등의 영향을 받지만 컵 등 기구의 배치에 의해서도 살균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자외선 소독시간은 자외선 불빛의 강도와 자외선 방출지점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서 다르고 일반적으로 불투명한 물질을 침투하지 못하므로 소독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외선이 반드시 미생물에 직접 노출돼야 하며 포장된 물품이나 울퉁불퉁한 모양의 용품 소독에도 비효과적이라는 것.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 이세훈 교수 또한 “자외선은 투명한 유리도 투과하지 못할 만큼 침투력이 없어 자외선이 조사되는 부분에만 살균효과가 나타날 뿐 자외선이 직접 조사되지 않는 부분에 살균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효과적인 살균소독을 위해서는 자외선살균소독기 안에 컵의 상태 및 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조시킨 후 겹치지 않게 배치 해야 해


식약청이 제공한 자외선 살균 소독기 사용법에 따르면 습도가 높거나 식기가 서로 겹쳐지면 자외선 살균능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식기류는 반드시 건조시킨 후에 컵이나 그릇 등을 서로 겹치지 않게 한다.


이는 가능한 가장자리를 피할 수 있도록 적정한 양을 살균소독기에 넣어야 충분한 살균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자외선 살균소독기 제품별 용량에 따라 살균시간이 다르므로 제품별 권장 살균시간을 반드시 지키고, 자외선 램프를 청결히 하며 적절한 시기에 램프를 교체해야 자외선 방출 능력이 최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 이세훈 교수는 이에 덧붙여 “가능하면 일정시간 후 반대로 뒤집어 놓아야 하고, 컵 사이사이를 띄워주는게 효과적이다”며 “이는 컵의 안쪽은 물론 바깥쪽까지 완전하게 살균할 수 있고, 컵이나 용기 사이사이를 띄워 놓았을 때도 자외선이 밑에까지 도달해 아래 선반도 어느 정도의 살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은지 기자 jej@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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