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식사 질 등 충실도 평가…병원들 “그만 압박해”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시행 6개월에 이른 입원환자 식대 건강보험 적용 이후 과연 의료기관에서는 얼마나 충실하게 환자식을 제공하는 지에 대한 실태 조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병원들은 의료서비스와 무관한 식사로 병원을 평가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거세다.


29일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철수) 등 병원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6월 이후 의료기관들의 입원환자식 제반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실태점검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협 관계자는 “복지부는 이번 달 들어 입원환자식을 제공하는 요양기관의 급식과 관련 제반사항을 요양기관에 설문조사하는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집중적으로 점검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히 복지부는 이번 점검을 위한 ‘요양기관 설문조사’를 통해 급식 주종사자(영양사, 조리사), 영양사·조리사(일반식, 치료식), 직영 유무, 선택식단 가산여부 등을 확인하는 한편 식사종류별 가격과 비급여식에 대한 선택과 비급여식 시 그 비용은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안내문을 비치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입원환자를 대상으로도 설문을 조사해 △식사의 질과 양 만족도 △아침·저녁식사 제공시간 △비급여식을 선택한 이유 등 다양한 질문을 환자들의 식사 인식도를 정확히 판단할 방침.


이에 따르면 현재까지 5만 여개의 의료기관 중 20%에 달하는 1만여 의료기관에 대한 조사가 끝난 상태이며, 내년 6월까지 나머지 의료기관에 대해 실태점검을 실시할 예정.


복지부는 이번 점검을 위해 설문조사 외에도 입원환자식 실물 사진 촬영 등 실제적인 자료수집을 위한 면밀한 조사에 돌입할 방침.


특히 정부는 이같은 자료와 설문조사 등 실태점검 결과를 토대로 향후 개선책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식대급여 기준을 성실하게 준수한 의료기관의 명단을 공개해 규정 준수를 유도할 계획.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시행한 식대급여화 정책에 대한 병원과 환자의 만족도를 파악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된 실태점검”이라며 “시행 1년을 맞게 되는 내년 6월경 식대급여 규정을 성실히 이행하는 의료기관의 명단공개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식대급여 규정을 이행하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행정적인 불이익도 부여해, 그동안 자율정화를 유도했던 것에서 한 단계 더 처벌 수위를 높일 예정.


복지부 관계자는 “입원환자식 식대급여 안정적 정착과 환자의 건강 보장 차원에서라도 규정 준수 여부에 따라 의료기관별 차별이 불가피하다”며 “일선 의료기관들은 제반규정을 준수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당초 식대 급여화 정책 시행 자체에 불만이 컸던 각급 의료기관에서는 “이미 자율적으로 환자들의 불만을 수렴해 개선하고 있는데 굳이 실태점검까지 해 압박할 필요가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소병원협의회 한 관계자는 “복지부가 규정한 식대급여 규정 중 영양사나 조리사를 갖추기 위해서는 인건비 추가 필요가 불가피하다”면서 “기본식 식대가 실제 조리 원가에도 못 미치는 현실에서 병원은 지금까지도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운영해 왔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미 대다수 병원에서는 환자들의 불만으로 혹여 병원 이미지에 피해를 입지는 않을까, 반찬 가지 수를 자체적으로 늘려서 제공하는 등 환자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며 “의료서비스 본연의 서비스 제공은 온데 간데없이 식대 급여화로 인해 병원들은 환자 눈치 보느라, 적자 운영을 감수하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굳이 실태조사까지 해 압박해야 하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같은 불만은 특별식 등을 보다 다양한 입원환자식을 제공하고 있는 대학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는 식대급여화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필요하니까 조사를 하는 것이니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면서도 “입원환자의 장기 입원화 등 식대급여화로 인한 부작용은 이미 대다수 종합병원의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식대급여화 정책으로 인해 병원이 적자를 감행하고 있는 것은 이미 병원계의 전반적인 현실이라 굳이 항변할 기운도 없다”면서도 “식대급여화 정책 이후 한번 입원한 환자가 쾌유되더라도 퇴원을 하지 않는 한편, 보호자들까지 공짜 식사를 원하는 등 그 부작용에 대한 폐해는 견디기 힘든 현실”이라고 밝혔다.


즉 식대급여화 정책으로 인해 환자의 식대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병원에서는 정작 중요한 응급환자 등의 병상수가 부족한 상황이 나타나는 한편 보호자들까지 식대제공을 요구함에 따른 피해가 만만치 않다는 것.


이같은 상황에 대해 병원협회 관계자는 “이미 식대급여화로 인한 폐해를 병원계에서는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제도 시행에 따른 여타 부작용으로 인한 손해를 무조건 병원이 모두 감내해야 한다는 것은 억울하다”며 식대급여화에 따른 환자들의 인식 제고 및 정부의 보완책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석유선 기자 sukiz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