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음식물쓰레기 처리 '엉망'


석우동 기자
전문처리규정 어겨 처리지원 난색 개인에 넘기기 일쑤
열처리 않고 가축사료로 사용해 광우병 우려 노심초사

21일 마산의 ㄱ초등학교 급식소 건물 뒤편, 학생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찌꺼기가 일반 쓰레기통에 담겨 있다. 오후 3시를 넘기자 1t 화물차 한 대가 학교 안으로 들어왔다. 음식물찌꺼기를 수거하러 온 차량이다.

한 개인농장 소유로 보이는 화물차는 전문수거차량이 아닌 관련법을 무시한 채 학교급식 뒤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싣고 어디론가 향했다. 화물차의 수거업자는 화물차에 실린 자신들이 가져온 통에 음식물찌꺼기를 옮겨 닮고 학교를 빠져나갔는데, 화물차 적재함에는 '○○농장'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학교급식 후 나온 음식물찌꺼기, 즉 음식물류 폐기물은 각 자치단체장이 정한 전용봉투나 전용 수거용기에 담아 내놔야 한다. 따라서 이 초등학교는 음식물찌꺼기를 마산시가 정한 120ℓ짜리 음식물 쓰레기 전용용기에 담아 버려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또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개인농가가 공짜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더라도 최소한 폐기물재활용신고를 해야 하고,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얻지 않으면 수거 또는 처리영업행위를 할 수가 없다. 음식물류 폐기물을 운반하는 차량 역시 정해진 도색은 물론 폐기물 수집·운반차량 이름, 회사이름을 정확히 명시해야만 한다.

적재함 덮개 설치는 기본이고, 전용용기 사용, 폐기물 수집·운반증 또한 붙이고 다녀야 옳다. 하지만 이날 '○○농장' 화물차량은 그 어떤 사항도 전혀 지키지 않았다.

이처럼 마산시내 많은 학교들이 급식 후 생긴 음식물 쓰레기를 전문처리업체에 위탁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고 있어 문제다.

마산시청 청소과에 따르면 시내 87개 학교 중 집단급식을 하는 학교는 모두 71개 학교, 이 중 전문처리업체에 위탁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학교는 기껏해야 11개 학교가 전부다.

나머지는 앞선 ㄱ초등학교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농장에 전적으로 내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의무사업장인 학교들이 그들의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고, 더불어 수거해 가는 개인농장들도 이 음식물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폐기물 관리법(제24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폐기물 수집·운반·처리를 위탁하고자 할 때 수탁자의 수집·운반·처리능력을 확인하지 않고 폐기물을 맡기면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ㄱ초등학교는 과태료 대상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마산시청에 문의했는데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일선 학교를 강제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관공서 담당자가 정해진 법조차도 모르고 있어 황당할 따름이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들 학교들이 전문처리업체에 맡기지 않는 이유는 돈이다. 전문처리업체에 맡기면 학교가 돈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문처리업체에 음식물 쓰레기를 위탁해 처리하고 있는 마산 창신고등학교에 문의했는데, 학교관계자는 120ℓ 짜리 전용용기 1통 당 처리비용이 대략 7000~8000원 정도 든다고 밝혔다. 창신고는 매달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40만~50만원의 비용을 들이고 있었다.

교내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개인농장에 맡기고 있는 한 초등학교 교장의 말이다.
"공짜로 (음식물 쓰레기를) 가져가겠다는 사람 많은데 일부러 돈 써가며 업체에 맡길 필요가 뭐 있습니까."

그럼 문제는 없는가? 이처럼 개인농장으로 흘러드는 음식물 쓰레기는 대부분이 가축의 먹이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법령을 살펴보니 음식물 쓰레기를 가축 먹이로 쓸 때는 돼지의 경우엔 80도 온도에서 30분 이상 가열해 먹이도록 돼 있다. 그 외 가축은 80도 온도에서 60분 이상 끓여야 한다.

염소나 소, 양과 같이 되새김질 하는 반추동물에게는 아예 먹이로 줄 수 없다. 광우병을 걱정해서다. 광우병은 초식동물인 소에게 사람들이 먹던 음식물(육류)을 사료로 준 탓에 생긴 병으로 알려져 있다.

법은 이렇다지만 실제 가열설비를 갖추고 운영하고 있는 농장이 몇 군데나 있을지를 가늠하기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 ㄱ초등학교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간 ○○농장도 확인 결과, 가열시설은 없었다. 더불어 이 농장은 염소까지 키우고 있었다.

자칫 병원균에 오염됐을지도 모를 불안한 음식물 쓰레기들이 학교와 관공서, 개인수거업자의 무관심과 이해타산으로 여전히 가축 먹이사슬로 사용되고 있어 관계기관의 지도?점검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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