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왜 이래요?] ⑤ 너무 작게 태어났어요

대사증후군 노출 정기적 검진 필수
발달이상·뇌성마비 등 우려
분만 전 주기적 진찰 중요
당뇨 등 성인병 발병률 커

부당 경량아

출생 당시 몸무게가 2.4kg였던 희원이는 4세가 돼도 키가 90㎝밖에 되지 않는다. 잔병치레를 하지 않고 별탈없이 생활하고 있지만 키와 몸무게 성장이 너무 더뎌 이달초 성장클리닉을 방문했다. 검사결과 어른이 됐을 때 키가 145㎝ 정도로 추정돼 심각한 저신장이 우려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13세 규랑이는 학교 신체검사에서 간기능이 좋지 않다고 연락이 왔다. 종합병원에서 간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간이 관찰돼 지방간염 진단을 받았다. 규랑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비만하지 않아 부모들은 왜 지방간염이 나왔는지 의아해했다. 그런데 자세히 문진을 해 보니 만삭으로 태어난 규랑이의 출산 당시 몸무게가 2.2kg로 부당 경량아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 경량아란 만삭으로 태어난 신생아가 신장이 작거나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임신 37주 이상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몸무게가 2.5kg 이하인 경우를 가리키는데 백분율로는 3% 이내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부당경량아로 출생한 아이는 80~85%에서 만 2세까지 또래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라게 되는 '따라잡기 성장'이 이루어진다. 그 결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체중과 신장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그러나 10~15%의 부당경량아는 만 4세가 지나도 '따라잡기 성장'이 일어나지 않아 성인이 되어서도 저신장과 저체중 상태로 남는다.

동아대학병원 소아과 유재호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부당경량아로 출생해 계속적인 저신장으로 남아있는 소아의 최종 예측 성인신장은 남녀 각각 평균 161.4㎝,144.4㎝로 평균 신장보다 남녀 각각 12.6㎝,16.1㎝가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들 '따라잡기 성장'에 실패한 아이들에게는 성장호르몬의 조기 투여가 권장되고 있다. 성장 호르몬의 장기간 투여는 최종 성인신장을 5~6㎝ 정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문제는 저신장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아닌 '따라잡기 성장'을 잘해서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류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유럽의 역학조사 결과다. 부당경량아로 출생한 소아가 30~40대가 되었을 때 심장마비,뇌졸중,고혈압,고지질혈증,당뇨병과 같은 만성 성인병(대사증후군)이 발병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따라잡기 성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신장과 체중의 차이가 없더라도 소아 청소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대사증후군에 대한 검진을 반드시 정기적으로 받을 것을 충고하고 있다.

·미숙아

3개월이나 빨리 태어난 소희는 출생 당시 몸무게가 1kg도 채 안되는 작은 아기였다. 인공 호흡기를 떼낸 뒤 스스로 숨을 쉬고 비록 튜브를 통해서지만 모유도 잘 먹는 등 겉으론 건강해 보였다. 그러나 태어나고 한달후 뇌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뇌질환의 일종인 백질연하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 병은 미숙아로 출생한 아기의 발달 지연이나 뇌성 마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소희는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으면서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에도 재활 치료를 계속해 출산 예정일 기준으로 10개월째인 소희는 혼자 앉을 수 있고 장난감을 잡을 수 있게 됐다. 현재는 9개월 아기와 동일한 정도의 발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삭인 40주를 다 채우지 못하고 37주 미만으로 출생하는 아기를 '미숙아'라 한다. 만삭으로 태어난 부당 경량아와는 질환의 경로와 증세가 확연히 다르다.

미숙아 중에서 1천mg 미만으로 출생한 아기들은 생존하여도 발달이상,뇌성마비,만성 폐질환,시력손실 등과 같은 장애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

뇌 손상으로 인해 발달장애나 뇌성마비 등의 후유증으로 아기가 영구적인 장애를 가지게 될 것을 부모님들은 특히 걱정한다. 뇌 손상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뇌 초음파 검사나 MRI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부산대 소아과 박수은 교수는 "이런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소아과에서 진찰을 받으면서 발달사항을 검사해야 한다. 교정 연령으로 1,4,7,18개월이 될 때는 아기의 발달 상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이때는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숙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재활 치료는 아기가 기분 좋을 때 하는 것이 좋고,감기에 걸렸거나 열이 있으면 잠시 중단한다. 운동 중 힘들어 하고 보채면 잠시 쉬었다가 하는 것이 좋다. 가끔 낯을 가려 운동 치료실에만 가면 우는 아이들이 있는데,무리하게 운동을 시키는 것보다는 운동 치료실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예방책

부당경량아로 출생한 신생아는 임신 초기 혹은 중기에 유전자(염색체)이상,선천성 자궁내 감염 등의 문제가 있었던 경우가 많다. 임신 후기에는 임신중독증,산모의 만성 고혈압,부실한 산전 관리,영양 부족,태아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없어 생기는 태반 부전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 때문에 갑상선 당뇨병 고혈압 질환이 있는 산모는 분만 전에 주기적인 진찰이 필수적이다. 임신 초기에 입덧이 심한 경우에는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신 전부터 담배와 술을 끊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최근 들어 미숙아 치료기술이 발달해 생존율이 증가하고,재활치료를 통해 발달지연 등의 문제가 많이 해결되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기 위해선 미숙아 분만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전에 미숙아를 분만한 경험이 있는 산모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양가가 높은 양질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적절한 체중 증가가 필요하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산모가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무거운 것을 반복적으로 들거나 장시간 서 있는 것은 조산의 가능성을 높이므로 피해야 한다. 그리고 조산의 증상을 미리 교육받아 의심되는 증세가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병군기자 gun39@ busanilbo.com

도움말=부산대학병원 소아과 박수은 교수·

동아대학병원 소아과 유재호 교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