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환자 급증세..5년만에 8배 늘어

20-30대 환자 대부분.단체생활 학생환자 많아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 A형 간염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경희의료원과 한림대의료원은 지난 5년간 A형 간염으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년 전인 2001년에 비해 환자 수가 8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2001년 38명이었던 입원환자가 10월 현재 30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5년간의 입원환자 846명 중 20대 환자가 395명으로 46.7%를 차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0대가 273명으로 32.3%를 나타냈다.

경희의료원 김병호 교수(소화기내과)는 "A형 간염급증이 우리나라 전체적인 현상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역학조사가 더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A형 간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대부분의 의사들이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도움말로 A형 간염의 실태와 예방요령을 알아본다.

◇ 40대 이하 세대가 문제 = A형 간염은 오염된 식수, 어패류, 상한 우유 등의 음식을 섭취하였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위생환경이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소아 때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질환이다. A형 간염은 일단 앓고 나면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평생 다시 걸리지 않게 된다.

현재 40, 50대 이상 세대들은 항체 보유율이 거의 100%에 가깝지만, 40대 이하 세대는 항체 보유율이 급격히 감소했다.

올림픽 개최 전후의 경제 발전으로 아파트 건립 및 하수분리처리 등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 증가, 음식물 유통 시스템의 발전에 힘입어 소아 때 A형 간염을 접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젊은이들은 대부분 항체가 없는 상태로 학창시절이나 군대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면서 A형 간염에 접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어려서 A형 간염에 걸리면 감기 정도로 지나가지만, 성인 때는 위장증상, 피곤감, 황달 등 증세가 심해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드물기는 하지만 심하면 간부전으로 진행, 사망할 수 있다.

◇ 단체생활자가 대부분 = 올해 경희의료원에 다녀갔던 A형 간염 환자를 분석해본 결과, 3분의 2 이상이 입원치료를 했고, 남녀 차이는 없었다. 연령은 20대가 절반 정도였고 30대, 10대 순으로 많았다. 40대도 소수 있었다.

한참 사회활동을 할 연령대의 환자가 대부분으로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이 많았지만, 주부들도 적지 않았다.

입원기간은 1주 정도가 가장 많았고 대부분 2주 이내에 퇴원했으며 이로 인해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의료비 부담은 상당히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이 100만∼200만원 정도가 들었고, 일부는 200만원 넘게 소요되기도 했다. 입원기간 중 사회활동을 하지 못한 것, 그리고 퇴원 후 진료비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 A형 간염 예방수칙 = A형 간염은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B형 및 C형 간염은 우리나라에 300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있고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A형 간염은 대개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 간경변으로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덜한 편이다.

A형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이 중요하다.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닦고, 여행 중에는 식수를 조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끓여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기본수칙만 지키더라도 상당수의 A형 간염은 예방이 가능하다. 아울러 식품취급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며, 길거리에서 파는 날 음식이나 조금이라도 상한 음식, 오래된 어패류 등은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는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으면 되지만, 현재 사용 중인 접종제가 고가이고 비용효과 면에서 어떤 사람에게 접종하여야 할지는 확실치 않기 때문에 추가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소아에게 꼭 필요한 기본접종제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간경변 등 만성 간질환을 앓는 환자나 개도국으로 여행 예정인 사람은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가족 중 A형 간염이 발생하였을 때 같이 사는 소아는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외 병원 근무자, 혈우병 환자, 식품 취급자, 군 입대 예정인 젊은이 등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으며 중고생이나 대학생 등은 개인 사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A형 간염 예방접종은 6∼12개월 간격으로 두 번 받아야 하며, 건강한 사람은 항체발생 효과가 거의 100%에 가깝기 때문에 접종 후 항체 확인검사는 필요 없다.

한림대성심병원 한태호 교수(소화기내과)는 "성인들의 A형 간염은 증상이 매우 심각해 입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라면서 "A형 간염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해 볼 때, A형 간염 예방접종을 기본 접종제로 지정하는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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