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술자리, 치아가 썩는다
서울=뉴시스】
술독에 빠져 살면 속만 버리는 게 아니다. 입구 격인 이와 잇몸에도 이상이 생긴다.음주 다음날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가 하면 입냄새마저 심해진다. 술이 혈압을 올리면서 잇몸 출혈을 유발, 충치와 치주염을 불렀다.
알코올은 당분을 함유한 포도당이나 곡류, 과일을 발효해 만든 것이다.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당분이 알코올 형태로 바뀌었을 뿐이다. 성분에는 여전히 당이 들어 있다.
막걸리, 맥주, 와인 등 발효주는 증류주보다 당도가 높다. 과일이나 곡류를 발효, 양조하면서 단 맛을 더 내려고 설탕을 잔뜩 넣는 탓이다. 특히 고당도의 포도가 주 원료인 와인은 당도 뿐 아니라 특유의 빛깔 탓에 치아 변색까지 일으킬 수 있다.
소주, 위스키, 브랜디, 보드카, 고량주 따위의 증류주는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당분과 술 원료 상당부분이 사라진 상태다. 발효주에 비해 충치 발생률은 낮다. 하지만 알코올 도수가 높으므로 과음하면 혈압 상승에 따른 잇몸 출혈이 동반된다.
발효주든 증류주든 술이 과하면 콧속 점막이 부어 오른다. 코가 막히니 입으로 호흡할 수 밖에 없다. 입 속이 건조해진다. 다음 단계는 충치, 치주염이다.
술 뿐 아니다. 안주도 치아 건강의 적이다.
찌개나 탕에 든 소금, 고춧가루, 조미료가 문제를 일으킨다. 염분이 지나치면 입 속의 산성 성분이 증가, 충치의 원인이 된다.
뜨거운 국물은 잇몸을 약화하고, 딱딱한 마른안주는 이를 마모한다. 치아에 금이 가기도 한다. 오징어나 육포를 습관적으로 씹으면 턱 관절에도 무리가 따른다.
고기 안주는 잘 익혀 먹어야 한다. 덜 익혀서 물컹거리거나 너무 익혀 질겨지면 치아에 부담이다.
과일, 채소는 치아 손상이 덜 한 안주다. 자체 섬유질이 치아 표면을 닦아준다. 음주 중간중간 물을 마셔도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면 설상가상이다. 일산화탄소는 잇몸 혈관으로 가는 산소를 막는다. 잇몸 조직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술 자리를 파한 뒤 껌을 씹으면 좋다. 입 안의 이물질을 제거, 충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취했다가 그냥 쓰러져 자면 밤새 입 속은 세균 천지다. 평소보다 더 꼼꼼히 양치질을 하고 자야 한다.
신치과 신태운 원장은 “술은 간이나 피부 뿐 아니라 치아에도 상당히 해롭다. 계속되는 술자리로 치아에 이상을 느낀다면 즉시 치과를 찾아야 한다. 방치할수록 시간과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게 치과 치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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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립기자 rea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