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유전자조작식품)...식탁의 풍요인가, 재앙인가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GMO가 몰려온다. 지금은 우리 식탁 위에 식용류 등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수박, 토마토, 고추는 물론 장미, 담배까지 다양화될 전망이다.


GMO(유전자변형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고 소출량을 늘리기 위해 본래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생산된 농산물을 말한다.


하지만 늘어나는 GMO에 비해 이에 대한 표시제 등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해 자칫 국민들의 식탁이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관련업계에서는 가공품에 대한 GMO 표시제가 끊임없는 소모적 논쟁과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심어준다며 반대하고 있다.


◇얼마나 들어오나=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우리나라에 들어온 GMO 농산물은 545만3214톤, 140만7729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국내 콩(대두) 수입량 133만540톤 중 GMO 표시 콩은 101만8517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77%를 차지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GM콩은 대두3사(CJ, 신동방, 삼양유지)에서 대부분 차지하고, 이들의 99%가 식용유 제조용”이라며 “GM옥수수는 2002년 7월 이후 수입실적이 없고, 현재까지 GMO 종자용으로 수입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밀수 등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물량과, GMO를 현지에서 가공한 후 수입하는 것까지 따지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자체 개발 중인 GM 작물도 상당하다. 농업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2000~2004년 국내 각 연구기관에서 개발 중인 GM 작물은 49개 작목, 172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품목도 감자, 고구마, 고추, 수박, 토마토 등 먹을거리에서부터 장미, 카네이션, 국화, 담배까지 다양하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보건복지위)은 “유전자가 조작된 작물은 1996년 이후 10년간 전세계 재배면적이 무려 50배 이상 늘었고, 품목수도 확대되고 있다”며 “하지만 GM옥수수를 먹인 쥐의 콩팥이 작아지고, GM콩을 먹인 쥐의 사산율이 56%로 나타나는 등 각종 연구결과 GMO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특히 “상황이 이런데도 국내 콩 수입량의 77%가 GM콩이고, 두유, 과자, 햄, 소시지, 심지어 영유아식에도 GM 성분이 검출되고 있다”며 “국민들의 식탁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안전성 논란=우리나라는 2001년 3월부터 콩, 콩나물, 옥수수에 대한 GMO 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 이듬해에는 그 대상에 감자를 추가해 모두 4종에 대한 GMO 표시가 의무화됐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수퍼마켓 등에서 구입하는 식품에는 “유전자 변형 콩, 유전자 변형 콩 포함”이라는 GMO 표시 문구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현행 표시제도가 논란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 매년 100톤 이상의 GMO 농산물이 들어오고 있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식품에선 GMO 표시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농림부 소비자안전과 관계자는 “현재 식용으로 유통되는 GM 콩, 콩나물, 옥수수, 감자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GMO의 대부분이 가공식품이라는 것. 실제로 같은 GMO라고 하더라도 일단 가공과정을 거치면 관리주체가 농림부에서 식약청으로 넘어간다.


현행 국내 식품위생법은 최종 제품에 GMO임을 나타내는 DNA나 외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을 경우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GM콩을 가공한 식용류 등은 가공 중 GMO 인자가 제거돼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GMO 표시제가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식용류업체인 C사 관계자는 “GMO 대두(콩)로 착유한 대두유는 가공중 GMO 인자가 제거돼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며 “만약 대두유에 GMO 표시를 할 경우 국내 대두가공업계와 수입유업계 간 가격차로 인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non-GM(비유전자변형)콩을 사용할 경우 국가경제적으로 최소 1조8000억원의 추가비용부담이 예상되고 5%정도의 제품 가격이 인상되는 등 결국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송동흠 사무국장은 “GMO 가공품의 유해성 여부를 지금의 과학기술과 표본으로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일”이라며 “광우병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유전자변형은 10~20년 후에 그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지금부터 GMO 완전표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GMO에 대해 세계는=GMO를 바라보는 미국과 EU의 시각차는 크다. 이것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GMO 표시제에 대한 각국의 입장.


미국은 GMO 표시제를 반대하고 있으며, 따라서 별도 표시규정이 없다. 위해성심사가 승인된 GMO는 일반 농산물과 같다는 입장이다. GMO가 기존의 일반농산물과 구성성분, 함량 및 알레르기 반응 등이 현저히 다를 경우에만 특별한 표시가 필요하다는 것. 다만 수출용의 경우 해당 국가에 적합한 표시규정을 지키고 있다.


캐나다는 GMO를 상업화하기 전에는 엄격한 환경 및 인체 위해성평가를 받지만 일단 승인된 GMO는 일반농산물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상업화된 GMO에 대한 사후관리가 없으며, 별도 표시규정 역시 없다.


반면 EU, 일본, 중국은 GMO가 인간, 동물 및 환경에 위해성이 없다는 분명한 증거가 확보될 때까지는 상업화가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시각이다. 또 의무적으로 GMO 표시제를 시행함으로써 상업화가 허용된 GMO라고 해도 일반농산물과 실질적으로 같지 않고, 전혀 새로운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GMO를 ‘프랑켄슈타인 식품’이라고 부르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취약한 시스템 보완시급=농림부는 다음달부터 국내에 반입되는 모든 수입쌀에 대해 GMO 여부를 가리는 절차를 강화, 현행 수출 확인서 징구제도를 유지하면서 국제검정기관(OMIC)의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중국산에 대해서만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검사를 전체 국가로 확대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에 대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송동훈 사무국장은 GMO 표시제의 전면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식용에 한해 적용되고 있는 GMO 표시제를 식용류 등 가공식품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 가공여부와 상관없이 원료가 GMO라면 표시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또 품목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콩, 옥수수, 콩나물, 감자만으로는 늘어나는 GMO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


녹색연합의 경우 현재 콩을 원료로 하는 식품 중 16개사 100여개 제품을 대상으로 GMO 여부를 판단해 홈페이지를 통해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GMO의 비의도적 혼합허용치(제조 또는 유통과정 등에서 비의도적으로 포함된 GMO) 비율을 현행 3%에서 단계적으로 EU(0.9%), 스위, 호주 등과 같이 1%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농림부 역시 검정기술의 정밀도 및 국제동향 등을 고려해 점차적으로 1%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식용류업계에서는 “만약 GMO Gene가 유해하다고 가정한다면 현행 허용치 3%에서 1%로 낮추는 것보다는 오히려 일반적인 유해물질의 허용단위인 ppm, ppb 단위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kt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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