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유통력 키워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면 농업분야에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정부는 한미FTA 협상 시작 이전에 이미 농축산물 개방에 대비해 119조 원 규모의 농업농촌종합대책을 마련했고, 농업인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한미FTA는 대응하기에 따라 우리 농업이 구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농업농촌의 개편 방향으로 ‘농식품 세계일류, 농촌 글로벌 톱 10’등 농업의 선진화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놓고 있다.



농림부와 국정브리핑은 우리 농업 선진화와 한미FTA의 연관관계, 농업분야 협상에서의 핵심내용을 재조명해 보고, 선진화를 위한 대책이 무엇인지를 다시 짚어보고자 한다.





한미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경쟁력이 약한 과수, 채소 등 원예농산물 부문이 입을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협상대상인 전체 농축산물 1,400여 개 품목 중 절반에 해당하는 700여 개 품목이 원예농산물 관련 품목이다.



지난달 4일 한미FTA 농업계대토론회에서 발표된 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미FTA로 인한 원예부문 주요 품목의 생산 감소액이 관세철폐 기간에 따라 2,082억~5,466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은 식물방역법 상 수입금지품목(FTA 협상과는 직접 관련이 없음)의 수입이 허용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이 밖에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는데, 어떤 조건(관세감축 품목의 범위나 기간을 포함하는)에서 어떤 분석방법을 이용하냐에 따라 피해규모가 달라진다. 그러나 어떤 연구이든 양국간 농산물 가격 차이 위주 분석이며, 이로 인해 품질차이 등 비가격 부분은 반영하기 힘들다는 공통된 한계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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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신선도 고려시 실제피해 예상보다 낮아



품질, 신선도·저장성·유통과정의 경쟁력 등 비가격 요소를 포함할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과수부문의 경우 사과·배 등은 식물방역법상 수입금지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품종 차이에 따른 선호도 차이도 상당히 존재한다.



채소부문의 경우 신선도 제약으로 인해 수입이 어려운 품목이 많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피해 발생 여부는 당초 예상과 차이가 날 것이다. 또 키위처럼 뉴질랜드나 칠레산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효과적으로 국내 유통망을 확보하면서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품목도 있다.



국내 농산물끼리도 비가격 요소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대표적 과수브랜드인 헷사레 복숭아는 국내시장에서 다른 제품보다 20~40% 이상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품질과 마케팅으로 가격경쟁력 열위를 충분히 극복하는 것이다.



생산에서 출하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품질관리 등 브랜드 관리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 농업이 향후 한미FTA체결 이후 얼마나 피해를 최소화하고, 어떻게 새롭게 도약하느냐 여부는 농산물 브랜드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구축해 이를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공유하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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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브랜드 육성으로 경쟁력 확보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6월 '농산물 우수브랜드 육성대책'을 마련, 생산에서부터 상품화·유통까지 브랜드를 공정하게 평가·관리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또 자체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세부 계획을 추진하고, 생산자는 균일한 품질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등 역할을 분담해 품목별로 차별화된 경쟁력 제고대책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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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산업 육성대책 마련, 선진국 수준으로



먼저 과수부분의 경우 한·칠레FTA 체결 이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0년까지 총 1조 2,000억 원의 기금을 지원하는 과수산업육성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경쟁력 제고와 경영안정을 위해 2,600억 원을 지원했으며, 앞으로 과수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우선 고품질 과실의 생산·공급을 위해 관수 및 재해예방 시설을 포함한 생산시설을 현대화할 것이다. 키낮은 과원을 조성하며 과수묘목관리센터를 통해 우량묘목을 지속적으로 생산·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총 25개소 안팎의 과수 주산지역에 규모화·현대화된 산지유통시설인 거점산지유통센터를 설치(11개소는 현재 지원 중)해 브랜드 경영체가 산지 유통의 중심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생산자는 고품질의 과수 생산에 전념하고, 판매와 유통은 경영체가 전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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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마늘 등 생산·유통 계열화 추진



고추, 마늘 등 양념채소류는 품목별로 0.1ha 미만의 재배규모를 가진 농가가 70~80% 이상을 차지하는 소규모 영농구조인데다 가격변동에 따른 잦은 작목전환, 중간상인의 높은 취급비중 등으로 인해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 품목은 주산지 중심으로 공동육묘장 건립 등 고품질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가공·유통시설 지원, 마케팅 및 홍보 지원을 포함한 생산·유통 계열화를 통한 브랜드 육성사업을 추진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주산지 총 32개 지역을 브랜드 육성사업 지구로 선정, 관련사업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일정 수준의 자급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화훼류는 지난해 5,0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한 대표적인 수출품목이다. 개방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파프리카나 딸기 같은 시설채소류도 생산시설의 현대화와 재배기술의 발달로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시설원예 품목들은 자본·기술 집약형 상업농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전문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수출이 계속 늘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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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시설채소는 수출품목으로 육성



특히 수출 전문 생산단지 위주로 에너지절감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시설 개보수 지원을 통하여 노후화된 온실을 현대화화하고, 전문 수출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시설원예 훈련센터를 설립해 고급기술에 대한 현장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수출농업의 기반을 다져 나갈 예정이다. 연간 3,000억 원에 달하는 원예농업의 재해피해를 줄이기 위해 재해경감형 시설을 보급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이러한 정책은 다양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완성되는 만큼 앞으로 농업인, 농업인단체, 전문가 등과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나눌 것이다. 2004년 한·칠레FTA 체결 당시에도 농업부문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아직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지만 포도, 키위 등 수입 증가 품목들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생산자들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꾸준히 확보해 나가고 있다. 미국과의 FTA에서도 정부와 농업인들의 대책과 노력이 모아진다면 개방의 파고는 얼마든지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농림부 이준영 농산물유통국장(jylee@maf.go.kr) | 등록일 : 200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