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어린이 건강-식품첨가제와 아연] 가공식품 학습능력 저하
류명숙 함소아 한의사
"인스턴트 햄버거 피자 아이스크림 코크 스프라이트 각종 과자 종류들…"
위에서 언급한 음식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눈치가 빠른 부모님들은 벌써 알아차렸을 것 같다.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음식들이다.
체내의 여러 생리기능을 조절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무기질 중 아연(Zn)이라는 물질은 음식물로 꼭 섭취해야 할 무기질이다. 엄마가 진료실에 들어와서 우리 애는 "입맛이 없어요" "별로 먹고 싶은 게 없나 봐요" "맛을 모르는 것 같아요" 라고 호소하는 아이들 중에는 이렇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아연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아연이 부족한 걸까? 바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공식품에 포함된 각종 식품 첨가제 탓이다. 가공 식품에 함유된 식품 첨가제가 아연을 강제로 몸 밖으로 배설시키기 때문에 인스턴트 혹은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아연이 부족해지게 쉽다. 아연이 부족하면 또래 아이들에 비해 잘 자라지 못하기도 하고 습진과 비슷한 양상의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주위가 산만하거나 기억력 변별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품 첨가제가 기억력ㆍ변별력까지 저하시킨다"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이는 어머님들이 계실텐데. 간단한 실화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뉴욕 교육위원회가 1979년 미국 공립학교의 SAT 성적에서 39%인 저조한 성적으로 순위 매겨졌던 뉴욕 공립학교에 학교에서 제공되는 모든 음식의 설탕 함유량을 줄이고 합성된 음식 착색을 금지시키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1980년 뉴욕 공립학교의 SAT 성적은 47%로 올라갔다. 그러자 뉴욕에 있는 다른 학교들도 모든 합성착색과 조미료 사용을 금지시켰다. 그 결과 뉴욕 학교들의 시험성적은 51%까지 올라갔다. 이후 1983년까지 뉴욕의 학교들이 첨가제 BHA와 BHT를 음식에서 제거하자 55%까지 시험성적을 올라갔다. 이 같은 식생활 변화 이전에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가 한 해 동안 1% 이상은 결코 변화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심히 놀라운 일이었다고 한다.
요즘 가공식품으로 손쉽게 아이의 허기를 해결하려는 안이한 생각의 부모들이 참 많아졌다. 예전보다 키는 훌쩍 커 버렸지만 속은 빈 강정처럼 약해져 있어 잦은 병치레를 하고 음식의 맛을 잃어버리고 이리저리 늘 부산해하고 학습 능력까지 저하되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 결국은 잘못된 식습관이 낳은 결과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한방에서 보자면 아연은 우리 몸의 음기(진액)를 만들어주는 음식 속에 많이 들어있다. 굴이 단연 으뜸이고 각종 조개류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조미료로 맛을 낸 국물대신에 조개류를 우려낸 국물로 이유식도 해주고 맛난 칼국수도 만들어주면 없던 입맛도 돌아오게 할 수 있다. 콩류 견과류 씨앗류에도 많이 들어있어서 아이들 간식으로 인스턴트 과자들 대신에 콩이나 견과류를 볶은 것을 먹여보자. 그러면 아마 아이들 입맛이 확 달아질 것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