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먹으면 重病… 현지농민 더 위험
폐광지역 농산물 납·카드뮴 검출… 얼마나 심각한가



카드뮴이나 납, 수은 등 중금속은 허용기준치 이상의 양을 섭취할 경우, 인체에서 배설되지 않고 쌓여 각종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이번 폐광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쌀, 배추 등 농산물에서 중금속이 다량 함유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소비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납과 카드뮴은 각종 질병 유발=카드뮴에 중독되면 뼈가 약해지고 충격에 쉽게 뼈가 부서질 수도 있다. 카드뮴 중독으로 인한 대표적인 공해병(公害病)은 일본 도야마현에서 발생한 이타이이타이병(아프다 아프다는 뜻의 일본어)이다.
1910년부터 1970년대 말까지 부근 광산서 흘러나온 카드뮴에 의해 뼈가 굽고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는 이 병으로 당시 80여명이 사망해 일본 열도가 충격에 잠긴 바 있다. 납 역시 몸 안에 쌓이면 중추 신경에 손상을 입혀 정신이상, 신체마비, 경련 발작 등 회복이 불가능한 신체 장애를 유발하는 강한 독성 물질이다.




문제는 납과 카드뮴이 이런 증상을 일으키려면 적어도 수십년간 인체에 축적돼야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지금까지 일반인이 농산물에 들어있는 중금속 때문에 이상을 호소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납 중독의 경우도 산업재해가 아닌 농산물 섭취에 의한 사례는 국내에서 보고된 적이 없다.




◆소비자보다 생산자가 더 위험=이번 조사에서 카드뮴 오염치(3.51?)가 가장 높았던 쌀로 매일같이 세 끼 밥을 지어 먹고 단백뇨(蛋白尿·카드뮴 부작용 중 하나로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증상)를 앓으려면 약 34년이 걸린다. 일반 소비자가 수퍼마켓에서 농산물을 구입해 먹고 카드뮴에 중독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셈이다.




이 때문에 실제 피해는 농산물을 직접 재배해 먹는 지역 주민들에게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권은정 교수는 “중금속 오염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자기 마을서 나는 농산물을 소비하는 지역 주민”이라며 “다양한 산지서 오는 농산물을 먹는 도시 사람들과 달리 수십 년 동안 한 곳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먹고 사는 폐광촌(村) 농민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금속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오범진 교수는 “모든 농산물은 어느 정도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다”며 “농산물 오염 정도뿐만 아니라 유통 과정 및 소비량을 철저히 체크해 정부가 중금속 중독 피해를 예방하는 국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워드] 납·카드뮴



▶납=주로 공장 폐수나 자동차 배기가스, 건전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다. 중독되면 식욕부진, 피로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어린이는 주의력 저하나 청각 장애, 성장 지연 등도 일어난다.




▶카드뮴=제초제나 아연 광산, 제련소 등에서 많이 나온다. 호흡기를 통해 흡수돼 간과 콩팥에 쌓인다. 초기엔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나지만, 쌓이면 골다공증 등을 일으킨다.




김신영기자 sky@chosun.com


입력 : 2006.09.06 00:12 35' / 수정 : 2006.09.06 00:14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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