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로는 과일·야채 씻지 마세요
노로바이러스 집단 식중독
보건당국은 최근 CJ의 학교 급식 집단 식중독 사고 원인으로 노로바이러스를 지목했다. 이는 로타바이러스와 함께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병원체로, 미국처럼 위생상태가 좋은 선진국에서도 아주 빈번하게 대규모 유행(outbreak)을 일으키곤 한다.
이 바이러스는 ①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먹거나 ②바이러스에 오염된 환경 또는 물체와 접촉하거나 ③감염된 사람과 직접 접촉(예: 감염된 사람을 간호하거나 음식을 같이 먹음) 하는 등 세 가지 분변-구강 경로를 통해 감염된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몸 밖에서 성장할 수 있는 세균이나 기생충과 달리 사람의 장내에서만 증식되므로 식재료가 변질돼 생기는 세균성 식중독과는 다르다. 따라서 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올바른 식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에서 돌아왔거나 더러운 것을 만졌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엔 항상 손을 씻어야 하며, 특히 식사 전이나 조리를 할 경우엔 더 철저히 손을 씻어야 한다.
또 수돗물과 달리 염소 소독을 안 한 지하수와 약수, 우물물은 노로바이러스를 비롯한 각종 병원체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급적 마시지 말거나 꼭 끓여 마셔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하수나 약수 등으로는 식품이나 식기를 세척하지도 말아야 한다.
노로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집단 식중독 사고를 막는 길은 이와 같은 철저한 개인 위생과 조리 안전 수칙의 준수다.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이 식중독을 일으키려면 1만 개에서 수십만 개 이상의 균이 필요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10개만으로도 가능하다.
이렇게 강한 감염력을 가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안전불감증이 만연된 우리사회에서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비만 철저히 하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아울러 강조하고 싶다.
/이미숙 경희의료원 감염내과 교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