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고혈압 환자, 여름에도 조심조심
더위에 심장 빨리 뛰고 … 열대야로 잠 설치고
고혈압 환자는 여름에 안전할까.
여름에는 기온이 높아져 혈관이 팽창되고, 혈압은 당연히 떨어진다. 게다가 체내 수분이 땀으로 많이 빠져나간다. 이 역시 혈압을 낮춘다. 땀과 함께 몸안의 나트륨 성분(소금의 주성분으로 혈압을 상승시킴)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여름엔 혈압 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특히 요즘처럼 열대야로 밤을 설칠 땐 혈압 홀대가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 내과 이영 교수는 "날씨가 더워지면 심장 박동이 빨라져 심장.혈관에 상당한 스트레스가 가해진다"며 "이러면 교감신경이 활발해져 혈압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열대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수면 부족.수면 무호흡증을 보이는 것도 문제다. 잠을 깊게 자면 교감신경이나 자율신경계도 함께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혈압이 보통 10~20% 낮아진다. 반면 잠이 부족하면 심장.혈관이 쉬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게 되므로 혈압이 올라가게 마련.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하루 5시간 이하인 사람은 충분한 수면(7~8시간)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고혈압 발병률이 두 배나 높았다. 따라서 여름에 열대야가 지속되면 고혈압 환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고혈압 환자가 있는 가정.직장에선 지나치게 낮은 온도로 실내 냉방을 유지하는 것도 금물이다. 피부에 갑작스럽게 찬 공기가 닿으면 교감신경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혈압 상승으로 이어진다.
'고혈압은 겨울만 잘 넘기면 된다'며 여름에 고혈압약 복용을 게을리하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서울 OK내과 이수진 원장은 "혈압을 낮추고 심장을 보호하는 ARB 계열(디오반 등)의 고혈압약을 비롯한 이뇨제.베타차단제.칼슘차단제.혈관확장제 등 다양한 고혈압약이 있다"며 "여름에도 의사의 처방대로 꾸준히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을 태만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