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소비자가 지키자

〈탁상현/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식품기술사〉

지난 6월 서울·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위탁급식학교 집단 식중독사건은 한참 떠들썩 했지만 결국 초·중·고 급식 직영화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일단락된 듯하다.

이번 학교급식 중단사고의 원인균은 노로바이러스(norovirus)에 의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으나 이 병원성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는 역학조사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했다. 따라서 관련자에 대한 책임 부여나 동일 사고에 대한 재발방지를 위한 어떠한 교훈도 얻지 못한 채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잊혀 가는 듯하여 안타깝기만 하다.

식중독은 세균을 비롯한 자연독이나 화학물질 등 생체에 유해·유독한 것이 식품에 혼입되거나 이를 식품으로 잘못 알고 먹어 일어나는 질환을 총칭하는데 원인별로는 크게 세균성(약 70%), 자연독(약 2%), 화학성(약 3%) 등으로 나누며, 나머지는 원인불명이다. 그 대부분은 검출되지 않은 세균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인류는 경험에 의해 먹을 수 있는 것과 독(자연독)을 구별해 왔기 때문에 식중독은 인류 역사와 함께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활환경과 위생관념의 수준이 낮았던 시대에는 음식물이 세균 등에 오염되는 기회가 매우 많고 또 식량부족으로 오염식품이나 부패식품을 먹는 경우가 많아 어린이나 병약자가 많이 희생되었다.

인류의 먹거리 중 육류공급원으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축산은 몇 년 전부터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공급을 위해서 사육단계에서의 질병발생과 전염예방, 동물약품의 안전사용을 위한 교육과 홍보, 잔류물질의 관리를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제도의 정착과 위해축산물의 리콜(recall) 시스템 강화, 축산물위생감시원(명예감시원)제도 도입,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traceability) 확대 및 수입축산물 위생관리강화 및 제도개선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HACCP제도는 가축의 도축, 가공, 포장, 유통 등 전 과정에서 축산물의 위생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해요소를 분석하고, 위해요소를 방지·제거하여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 관리점을 설정하여 과학적·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전위해관리기법으로 현재는 사육단계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농민은 환경친화적으로 건강하게 가축을 사육하고 농협 등 생산자 단체는 위생적인 시설에서 가축을 도축·가공하여 유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소비자인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HACCP에 대한 이해와 HACCP 인증 축산물을 구매 기준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우리 자녀가 안심하고 학교에서 식사할 수 있는 날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