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대란 그 후 원인 못 찾고 실패
지난 6월 21일 전국에서 학교학생들의 집단 급식 사고가 일어난 지 45여일이 지났지만, 피해자만 남긴 채 종결될 것으로 보여 학부모들만 걱정이 되고 있다. 식중독 원인 체는 노로바이러스로 밝혀냈지만, 방역 당국은 역학 조사의 한계로 원인을 찾는 데 실패했다.
한마디로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급식 대란을 일으킨 위탁 급식업체와 음식재료 납품업체에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유일한 대안은 학교 급식의 전면 직영화였다. 하지만 안전한 음식 재료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조치도 없이 급식 안전에 대한 책임을 학교와 학부모에게만 떠넘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00여명의 설사·복통 환자가 발생하고 107개 학교가 급식을 중단한 사상 최악의 식중독 사고. 최대 피해자는 학생과 학부모들이었다.
학부모들은 10여 일간 학생들의 도시락을 싸느라고 한숨을 쉬었고, 학생들은 오전 수업만 받기도 하는 등 대책 없는 급식 사건이다. 식중독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학생들은 병원비와 약값 등을 CJ푸드시스템에서 받았다. 지난 2003년에 수도권에서 일어난 대규모 식중독 사건도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끝난 적이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수도권 32개 학교의 설사환자를 검사한 결과, 1821건 중 6.6%인 121건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물에서 검출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당초 CJ푸드시스템에 식품재료를 공급한 경기도 모 업체의 지하수를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어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것이 CJ푸드시스템뿐만 아니라, 또 다른 급식업체인 삼성에버랜드라는 사실을 확인, 이 두 업체에서 공급한 공통 음식물을 조사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깻잎이었다.
하지만 이 깻잎을 조사한 결과,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하지 못했다고 한다. 심증만 가고 확증은 못 찾은 셈이다. 지난 2003년 ‘식중독 대란’에 이어 이번에도 급식 사고의 된서리를 맞은 중소 급식업체들은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에 힘없는 업체만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내 20개 학교를 대상으로 위탁 급식을 하고 있는 S사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난달 30일 영양사 네 명의 사표를 받았다고 한다.
올해 말 재계약을 앞둔 중학교들이 잇달아 계약 해지를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올해 초 한 조사 결과 전국 500여 개 급식업체 중 한두 개 학교만 맡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 형 위탁 업체’가 117개에 달했다. 이들에게 계약 해지는 곧 회사 폐쇄를 뜻한다.
직영 전환이라는 직격탄을 맞게 된 중소위탁 업체들은 “정부가 민간업체를 모으다가 직영으로 돌변하는 오락가락 정책으로 업주들이 피해를 봤다”며 이달 내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