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방학이 정말 싫어요”
“엄마가 해주는 밥이 먹고 싶을 때도 많지만 복 지관에서 주는 도시락도 고맙게 생각하고 먹어요.”
2만6천여 명의 대구지역 초·중·고생들이 방학 전에는 학교급식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학교급식이 끊긴 방학기간 동안 대구시와 구·군청으로부터 점심 제공을 받는 청소년은 급식인원의 절반인 1만2천800여 명으로 주위의 도움을 받는 청소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수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굶주리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박은영(13·초등 6년·가명)양은 오전 11시가 되면 대구 달서구의 한 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자신의 것과 동생 2명의 몫까지 도시락 3개를 챙겨 식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온다.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 도시락을 나눠먹은 세 자매는 두통과 관절염이 심해져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대신해 청소와 빨래부터 웬만한 집안일은 나눠서 하고 있다.
은영이 할머니는 “애들이 학교에 다닐 때는 끼니 걱정이 없지만 방학해서 집에 있으면 먹고 싶은 것도 못 사주고 식사 때마다 걱정이 된다”며 “그나마 복지관에서 점심 도시락을 주기 때문에 한시름 덜었다”고 말했다.
성서공단 자동차부품 회사에 다니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이천수(16)군은 점심·저녁을 라면과 빵으로 때운다.
아버지가 주는 용돈 3천원으로는 좋아하는 자장면을 사먹고 싶지만 반나절을 굶어야 하기 때문에 매일 슈퍼에서 구입한 라면과 빵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정모(35) 사회복지사는 “소년소녀 가장이나 부모로부터 방치된 청소년들은 점심도시락 한 개로 하루를 버티는 경우가 많다”며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은 도시락 타러 오는 것도 꺼려 굶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시 관계자는 “방문조사를 통해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제외하는 하는 등 방학기간 중 꼭 급식을 받아야만 하는 청소년들만 선정한 탓에 차이가 난다”며 “교육청의 학교급식과 방학기간 중 시·구·군청의 급식은 대상과 취지가 엄연히 다른 만큼 단순히 급식인원만을 비교하는 것은 잘못 됐다”고 말했다.
[대구신문]